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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의 몸살림 이야기<18> 서있을 때는 곧바로, 잠잘 때는 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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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디0312 (cby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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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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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을 때에도 허리를 펴자
요즘에는 학생들이 교실에 앉아서 TV 화면을 보면서 학교 전체 조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예전에는 여름에 뙤약볕을 맞으며 운동장에 서서 조회를 하려면 이는 대단한 고역이었다. 처음에는 일렬로 서 있던 줄이 점차 흐트러지면서 삐뚤빼뚤해진다. 교장선생님 말씀은 이윽고 학생들의 잡담 소리에 뭍여 잘 들리지도 않게 된다. 또 들으려고 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빨리 끝나야 교실로 돌아갈 텐데, 훈화는 끝날 것 같으면서도 또 계속되고, 다시 끝날 것 같으면서도 또다시 계속된다. 교장선생님이야 학생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씀이 많으셨겠지만, 이때 들은 훈화를 나중에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래도 교장선생님은 전혀 이에 개의치 않고 하시고 싶은 말씀은 모두 끝내고서야 훈화를 마치셨다.
이렇게 지루하게 서 있다 보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몸을 뒤틀게 된다. 한 자세로 오래 서 있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한 자세로 오래 서 있는 것이 어려운 것인가? 물론 어릴 때에는 호기심도 많고 참을성도 적어 몸을 계속 움직이는 것이 정상이다. 오히려 한 자세로 오래 서 있는 어린이가 정상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호랑이 선생님이 지켜보고 있는데, 몸을 뒤틀고 삐뚤빼뚤 줄이 흐트러지는 것은 이것만이 이유인 것은 아니다. 서 있는 자세가 잘못돼 있기 때문인 것이다.
앉아 있을 때에 허리를 세우면 오랫동안 편하게 앉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서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허리를 제대로 세우면 힘들이지 않고 서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조회를 할 때 허리를 펴는 법에서 어긋나 있기 때문에 힘이 드는 것이다. 여기에는 허리를 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학생들에게 바르게 서는 법을 가르치지 않은 것이 큰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열중쉬어 자세에서 양손으로 허리를 지그시 누르고 가슴을 펴면, 이것이 인간에게 가장 편안한 서 있는 자세가 된다. 또는 깍지를 끼고 서 있는 자세를 취해도 가장 편한 자세가 된다. 그런데 열중쉬어 자세가 불편하다고 해서 편히쉬어 자세를 하고 서 있으라고 한다. 편히쉬어 자세는 쉬니까 편한 것 같지만, 실은 허리를 세우기 어려우므로 오래 서 있지는 못하게 하는 자세인 것이다.
운동장에 서 있다가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사람도 있다. 일사병은 따가운 햇살에 중추신경계가 들어 있는 머리나 목, 특히 머리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뇌와 신경의 연결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런 사람은 사실은 몸의 균형이 깨져 있고, 특히 목이 많이 틀어져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허리가 제대로 세워져 있고 목이 똑바로 서 있으면 일사병으로 쓰러지는 일은 없다.
어쨌든 필자는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과 조회를 하실 때, 학생들로 하여금 몸살림운동에서 얘기하는 걷기숙제 자세로 앉아 있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고 있다. 어깨를 약간 위로 올려서 뒤로 돌리고, 양손을 뒤로 깍지 끼우고 밑으로 쭈욱 내린다. 그리고 양팔을 안쪽으로 약간 감아 돌리면 허리는 바로 세워지고 가슴은 최대한 펴진다. 이런 상태에서 고개는 약간 드는 자세를 취하면 된다. 이것은 몸살림팔법 중에서 8번 앉아 척추 바로 세우기와 동일한 자세이다.
그렇지 않아도 보행기 세대들의 허리는 대개가 1자에다 후만까지 돼 있고 어깨와 가슴은 앞으로 처져 있는데, 이런 애들이 조회나 종례를 할 때 1년만 이런 자세를 취하게 하면, 1년 후에는 전혀 다른 사람이 돼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신경이 트여 학습 성취도도 많이 올라갈 것이고, 척추측만증도 거의 사라질 것이다. 모든 학생들이 당당하게 가슴을 펴면 왕따 현상도 거의 사라질 것이다. 사실 왕따를 당하는 학생은 거의 다 몸이 구부러져 있다. 몸이 구부러져 있으니까 비실비실해 보이고, 그러니까 다른 학생들이 만만하게 깔보고 왕따를 시키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가 기준을 만들어 갈 때
그런데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사회에서는 바른 자세를 말로만 할 뿐, 실제로 어떻게 하면 바른 자세가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 식일 뿐이다. 아마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이런 자세를 취하라고 하면, 학부모들이 들고일어나 먼저 반발할지도 모르겠다. 선생님이 권위주의 의식을 가지고 우리 아이들에게 엉뚱한 짓을 시킨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하루빨리 우리 사회에서 바른 자세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바른 자세인지도 모르면서 막연하게 바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만 하고 있는데, 이는 서양 문물이 우리 조상님들의 지혜로운 방법을 무차별하게 몰아냈기 때문이다. 그 동안에는 서양이 기준이 되고, 우리는 서양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해 왔다. 우리 스스로가 기준이 되고 스스로 기준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도 못해 왔다.
양반걸음이 마사이족의 걸음보다 훨씬 좋은 것인데, 유럽 사람이 마사이족의 걸음걸이이가 좋은 것이라고 하니까, 그것을 흉내내는 데 필요한 고가의 구두가 불티나게 팔린다. 서양에서 쓰는 것이니 우리한테도 좋을 것이라고 너도나도 귀한 자식을 보행기에 묶어 놓고 몸을 망가뜨리게 하고 있다. 어른들의 이런 인식이 바뀌어야 아이들이 씌워져 있는 굴레에서 벗어나 건강한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이제는 우리가 기준을 만들어 내야 할 때가 됐다. 중국은 그 동안 고도 경제성장을 한 데다 하도 인구가 많고 하니, 이제 스스로 기술의 표준을 만들어 내고 있다. 워낙 큰 시장이고 또 앞으로 잠재적인 역량도 크다고 보니, 이제 세계도 중국이 만들어 낸 기술표준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우리는 시장규모는 중국보다 작겠지만, 조상님들께서 물려주신 훌륭한 문화유산이 있다. 이러한 문화유산은 미래 세계에서 우리가 먹고살아 가고, 능동적으로 평화의 국제질서를 만들어 내며, 다른 나라와 함께 공존과 공영의 길을 걸어가는 데 중요한 밑천이 될 것이다. 특히 인술(仁術)과 체술(體述)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훌륭한 방법이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스스로 비하하면 스스로 비천한 존재가 되고, 스스로 높이면 스스로 높은 존재가 된다. 남에게 나를 맡기면 종이 되고, 스스로 서면 주인이 된다. 이런 얘기는 너무도 당연한 것인데, 당연한 얘기가 현실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필자는 이제 한민족이 스스로 설 때가 됐다고 본다. 너무 늦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사실은 적기라는 것을 우리는 역사에서 많이 보아 왔다. 이제는 우리가 기준이 되려고 노력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중화의 질서에서 변방이라고 믿고 있던 한민족이 오랑캐의 나라가 된 청나라를 무시하고 스스로 소중화로서 세계의 중심을 자처한 적이 잠시 있었다. 그러나 그 동안은 소중화도 자처하지 못하고 변방에서 중심인 서양의 문물을 열심히 받아들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가 다시 자기중심성을 세우는 것은 세계의 다양한 문화 속에서 인류가 다양성을 보장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데 적합한 방식이기도 하다.
얘기가 조금 옆으로 옆길로 샜다. 그러나 우리에게 필요한 얘기를 한 것이므로, 함께 곰곰이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잘 때에는 편한 대로 자자
그러면 잘 때에는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자야 하는가? 어떤 사람은 발을 베개나 이불로 괴고 자면 편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바로 누워서 잘 수가 없다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심하게 코를 골면서 자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어 고민이라고 한다. 코 고는 문제는 다음번에 생활건강 문제를 다룰 때 자세하게 쓰기로 하고, 여기에서는 자는 자세에 대해서만 얘기해 보기로 하겠다.
우선 잠자리는 절대로 너무 푹신한 것을 쓰지 말도록 해야 한다. 너무 푹신한 것은 뼈에 변형을 가져오기 때문에 좋지 않다. 특히 침대나 스펀지를 사용할 경우에는 푹신한 것을 쓰지 말아야 한다. 온돌방에 요를 깔고 자는 정도가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때에도 척수와 두뇌를 포함한 중추신경계는 서늘하게, 배와 다리는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는 데는 옛날에 온돌방에 불을 때고 다리는 아랫목으로, 머리는 윗목으로 하고 요를 깔고 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에도 절절 끓는 아랫목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이 있었는데, 이것은 그만큼 뼈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어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이다. 사우나나 뜨거운 물에서 목욕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버릇이 그렇게 들어 습관성이 됐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대개는 뼈대가 틀어져 근육이 굳어 있기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외부의 온도에 의해 몸이 뜨거워지면 근육이 변형되기 때문에 결국은 몸에 이롭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당장 조금 시원해진다고 해서 뜨거운 물이나 사우나에 몸을 맡기지 말고, 먼저 왜 그렇게 됐는지 원인을 알고, 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고관절부터 시작해서 척추가 틀어져 있기 때문에 그러한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이 습관이 잘못 들어서 온수욕을 좋아하지만, 사실은 냉수욕이 몸에 좋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는 간단하게 인류의 진화과정을 되돌아보아도 금방 알 수가 있다. 온수욕이 일반화된 것은 온수를 마음대로 쓸 수 있게 된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였다. 그 전에는 일부 귀족을 제외하고는 대개가 냉수욕을 하면서 살았다. 온수욕은 근육을 변형시킬 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를 뜨겁게 하기 때문에 좋지 않은 것이다.
잘 때에는 자신에게 편한 자세를 취하고 자면 된다. 잘 때에는 특별하게 좋은 자세는 없다는 것이다. 다만 전혀 바로 누워서 자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데, 이는 고관절이 틀어지고 허리가 많이 굽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만은 알고 있어야 한다. 허리는 만곡을 그어야 좋은 것인데, 1자나 후만으로 돼 있는 사람이 누우면 허리가 땅에 닿는다. 그러면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진다. 사람은 죽어서 칠성판에 누우면 허리는 주저앉아 바닥에 바로 닿는다. 그런데 죽지 않은 사람의 허리가 땅에 닿으니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그래서 불편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로만 누워서 자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도 고관절이 맞아 들어가고 허리가 조금이라도 펴지면 바로 누워서도 잘 수 있게 된다. 물론 그 동안의 습관 때문에 모로 누워서 자는 것이 편하므로, 바로 누웠다 모로 누웠다 하면서 자게 된다. 이럴 때에는 편하게 그렇게 자면 된다. 허리가 굽어 있어 모로 누워서만 잘 수 있는 사람도 역시 그렇게 자면 된다. 이미 몸이 틀어져 있어 그렇게 자는 것이 편한데, 억지로 바로 누워서 자려고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굽은 몸을 바로 피려고 하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베개는 원래 목에 베어야 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머리에 베고 잔다. 높지 않은 베개를 목에 베면 목이 약간 뒤로 꺾이면서 평상시에 머리를 약간 쳐드는 편안한 자세가 나온다. 높은 베개를 베는 사람일수록 사실은 목이 앞으로 더 숙여져 있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낮은 베개를 베고 자려고 할 필요는 없다. 억지로 불편함을 감수하려고 하지 말고, 숙여진 고개를 바로 세우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필자가 베어 본 베개 중에서는 메밀을 속으로 넣은 메밀 베개가 가장 편한 것 같았다. 메밀 베개는 신축성이 아주 좋아 어떻게 베든 목과 머리에 딱 맞도록 변형이 잘 되었고, 거기에다 바람이 잘 통해 머리를 시원하게 해 주는 것 또한 아주 좋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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