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00
- 악기동호회
- 기타동호회 후기 : 무료한 싱가포르 생활의 사이다
페이지 정보
- 호릭 (horic)
-
- 868
- 1
- 2
- 2015-10-02
본문
* 3줄 요약
싱가포르(이하 싱가)는 심심하다.
일요일 1시 기타동호회(이하 기타동) 갔다.
매력있는 동호회다.
* 상세
싱가는 심심하다. 살기는 괜춘한 듯 한데... 치명적 단점인 듯.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봐도 대략적인 반응은 나와 비슷하다.
취미로 이 무료함을 날려보자 해서, 클래식 기타를 선택했다.
예전 기타동이 만들어지기 전에 3개월 정도 레슨을 받아서 도레미파솔라시도는 탈출했다. 자장가 정도는 뜯는다.
머리 속에서는 벌써 스페인 민요 '로망스'를 치면서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먼산 바라보고 있지만, 현실은 아직 자장가다.
현실이 망상을 따라 잡게 하기 위해 연습이 필요하다. 경쟁자도 필요하다.
혼자서 연습해 봤으나 헛일이었다. 퇴근길의 나는 항상, 손가락 끝의 저림을 느낄 정도의 연습계획을 세웠지만, 집에 도착한 나는 항상, 맥주캔을 손가락 끝이 저리도록 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싱가에 기타동이 만들어졌다. 경쟁자도 동료도 있을 것이다. 로망스를 뜯게 될 수 있는 찬스다.
망설임 없이 참가한다. 일요일 1시 탄종파가, 대여 스튜디오.
기타실력도, 노래실력도, (직업도, 연령대도, 성격도) 각양각색이다. 때로는 저 사람을 따라 잡아야지, 때로는 얘는 좀 가르쳐 줘야지 하고 생각한다. 동호회에 재능기부하고 계신 제프리쌤의 진행이 매끄럽다. 집에서 혼자 자장가 뜯을 때와는 비교되지 않는 자극이 온다. 모티베이션이 살아 춤춘다.
이대로라면 머잖은 미래에 로망스+우수 젖은 눈빛의 내가 완성될 듯 하다.
그렇게 2시간 동안 모티베이션 마사지를 받고 집에 돌아가는 길.
'연습만이 살 길이다. 집에 빨리 가서 연습해야지.' 하는데, "차 한잔 하고 가시죠" 하는 동호회 사람들.
'차!!! 차라니... 이런 건전한 동호회를 봤나...'
술 마시고 몹시 달리는 분위기를 선호하는 나는, 얏호! 하는 기분은 아니었지만, 함께 했다.
식사 또는 차 또는 맥주를 곁들여 이런 저런 얘기하고 웃고 떠들면서 기타동의 매력을 하나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됐다.
술 몹시 달리지 못해서 아쉽기는 했지만 말이다.
집에 돌아와서 연습해야지 했는데, 기타를 가방에서 꺼내지도 못했다. (기타동호회의 '차' 뒷풀이에서 흡수치 못한 알콜을 흡수하느라) 집에서는 역시 모티베이션이 꿈틀거리지 않는다. 꾸준히 참석해야겠다.
주의 : 2주 분의 후기를 묶어 각색함.
댓글목록
잉여잉여님의 댓글
잉여잉여 (kja87911)ㅋㅋㅋ차 마시는게 뭐 어때서요!!
미니유리맘님의 댓글
미니유리맘 (hlupldi)요 동호회 일요모임은 아직도 하고 있나요. 어디로 연락을 해야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