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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 메이드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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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맘 (murm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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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8
    4. 2006-05-25

본문

이제 출산을 한달 앞두고 있어 한국음식 만들줄 안다는 필리핀 아줌마를 들였습니다. 물론 제대로 하지는 못하지만 제가 가르치면 눈치 빠르게 따라 하려고 하고 무엇보다 청소, 빨래, 다림질은 나름대로 하려고 합니다. 전에 있던 거짓말장이 아줌마에 비하면 어찌나 감사한지 좋은 사람 들어와서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필요한거 없나 물어보고 샴푸니 뭐니 다 사주고 버릇 나빠질까봐 조심하면서도 먹을 것 좀 잘 챙겨주고 그러면서 부지런한 아줌마라고 참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산부인과에 40개월된 아들과 아줌마를 동반하고 다녀왔는데 조금 실망되더군요. 분명히 아들이 개구장이니까 꼭 따라다니라고 했는데도 병원 가서 앉자마자 잡지책 꺼내 읽으려 하고 제 아들이 요란하게 뛰어다니는데도 쳐다도 안보더군요. 여기는 공공장소이니까 아들이 뛰는 행동이 안좋다, 차라리 복도에 데리고 나가 놀아라 했더니 조금 있다 들어와서 아들이 너무 뛰어 다녀서 데리고 있을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제가 계속 아이한테 주의주고 안아주고 하는라고 좀 지쳤습니다. 오는 길에 택시를 타자마자 문을 잠가라, 아이가 가끔 생각없이 문을 연다라고 주의를 줬는데, 아니나 다를까 금방 아이가 문고리를 홱 제끼는 바람에 제가 아주 세게 아이를 한대 때리고 야단을 심하게 쳤습니다. 아이는 울고 불고 저는 계속 야단치고 집에 와서도 아이는 졸려 하면서 떼쓰고 저는 아이 훈육하고 씻기느라 진땀빼고..그러다 아줌마를 봤더니 콧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있더군요. 그때 느낌이란...
한국에서도 남의 식구가 내 아이한테 가족만큼 잘 할 수는 없을 거란 생각에 직장까지 그만두고 아이 하나한테 매달리다가 이곳에 왔습니다. 아이한테만 잘한다면 모 음식 못하는 거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지요. 그러나 꼭 외국인이어서가 아니라, 남의 식구라서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나 봅니다. 시간이 흘러 우리 아이한테 정이 들면 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큰 기대는 안하려고 합니다. 둘째 아이 좀 길러 놓고 직장을 잡아볼까 하던 생각도 슬그머니 들어 가네요.
사실 오늘 산부인과에서 본 육아관련 책에도 싱가폴 아이엄마가 쓴 칼럼에 그럽디다. 메이드가 참 잘하길래 직장에 복귀할까 싶었는데 5개월쯤 되어, 아이를 찬물에 그냥 목욕시키는 걸 보고 야단치니까 네 수영장 물도 차갑잖어라고 대꾸하고 더운물 넣으라니까 뜨거운물을 그냥 확 부어 아이가 화상입을까봐 너무 놀라 야단치면서 사과하라고 했더니, 우리나라에서는 심각한 죄 아니면 사과를 안한다고 했다나, 그래서 메이드를 그만두게 하고 직장에 다니려던 생각을 접었다,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 한다...No more maid라는 제목의 그 싱가폴 엄마 칼럼을 읽고서 조금 착잡했는데...
아, 물론 그래도 아직 저는 우리집 아줌마가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에는 변함 없습니다. 내 맘에 꼭 드는 사람이란 있을 수 없으니까, 적어도 우리 아들을 때리지는 않으니까...청소라도 열심히 해주고 자주 웃어주니까...
싱가폴에서의 삶이 힘든게 아니라, 엄마의 삶이 힘든 것이겠지요.
너무 지쳐 저녁에 새로 음식할 생각 없다, 그냥 있는거 차려라 했더니 시금치 된장국을 한가득 끓여놓고 새우튀김까지 해놓고 저를 보고 웃는 아줌마, 모..아줌마가 좋아하는 것만 차리긴 했지만..남의 집 살이하는 저 여인 또한 삶이 힘든 엄마이겠지요. 필리핀에 있다는 2살짜리 딸이 보고 싶겠지요. 남의 자식이 자기 자식만큼 이쁠 수야 없을테니... 내일..또 웃으면서 지내렵니다.

댓글목록

코코리님의 댓글

코코리 (cocori)

곧 아기를 또 출산하신다고 하니...메이드를 좀 더 잘 다뤄(?)야 할것 같네요.....아이들을 좋아한다고 해도 자기 자식이 아닌이상 그게 참 그렇더라구요....전 며칠전 결국 아이 다리에 깁스하고나서 메이드를 돌려보냈습니다...그동안 님이 말씀하신 목욕물...이나 기타 메이드의 아이와 하는 대화의 단어선택...그리고 위생문제까지 너무너무 신경썼었는데...오히려 너무 속편하고...몸은 고생스럽지만...마음이 이렇게 가벼울수 없습니다...
아무리 잘해주고 인간답게 대해도...메이드메이드더라구요...
근데...머 다 아시겠지만...그냥 이 말씀은 드리고 싶네요...메이드와 나와의 관계는 그저 메이드와 임플로이어의 관계일 뿐이라는것...
그 이상으로 생각했다가...저는 엄청 상처받고 충격먹고 메이드를 보내야만 했습니다...
ㅎㅎㅎ 넘 심각했나요??? 헤헤~~

비니님의 댓글

비니 (geeii)

글쎄요... 님에 이야기를 보니,.. 좀 충격적이네요....
제 생각엔 그 아줌한테 정말 따끔하게 이야기 하는게 낳을꺼 같아요..
저도 메이드를 세명째 쓰고 있지만,.. 첨 부터 그런건 확 잡아야 합니다. 또 메이드 앞에서 님의 자녀를 야단치는 모습은 좋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아이가 장난이 심해서 아이를 야단치는게 아니라,.
메이드에게 너무 화가나서 아이를 야단치는 경우가 생기는 거 같더라구요,.. 하지만 이건 너무 좋지 않습니다.
아이에게도, 엄마에게도, 또 메이드 교육에도...
차라리 메이드를 야단치세요,..  또 어느 순간 부터는 메이드가 안주인을 무시하기 시작합니다.. 확 잡아야 합니다.
잡으세요... 영어로 안돼면,.. 한국말로라도 큰 소리로 화 내십시요...
그리고 메이드가 지켜야 할 사항을 크게 써서 냉장고 같은데,.. 붙쳐놓으세요... 그리고 담에 또 그러면,.. 그거 보고 " 너 잊었냐?? 이게 니가 할 일이야 "하세요.
대한민국 아줌마들  "화이팅!!"

비쥬님의 댓글

비쥬 ()

저두 한마디 남깁니다. 메이드를 쓰는 부분에선,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지요. 아이 돌보는것, 살림하는것, 많이 힘들고, 지치지요. 그래서 선택한 메이드 누구 보다 잘 쓰길 원하면, 우선 체계적으로 대하세요. 시간표를 만들어 시키고, 확인하는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많은 분들께서 오차가 있으신듯 한데, 무엇보다도 분명하게,짧게, 간단히 설명해서 시키세요.

Ky님의 댓글

Ky (kyongpar)

안녕하세요. 
아니다 싶으면 빨리 내보내고 다시 들이세요. 
분명히 아들이 개구장이니까 꼭 따라다니라고 했는데도 병원 가서 앉자마자 잡지책 꺼내 읽으려 하고-----> 들어 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이런 태도를 보이면 나중에는 더합니다.
조금 있다 들어와서 아들이 너무 뛰어 다녀서 데리고 있을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둘째 낳고 산후 조리 하실 때 메이드가 첫 애데리고 놀지도 못하면 어떻게 하시려구요.
그리고, 처음에 메이드가 주인 어려워 할 때 하실 말 다 하시고 야단 치실 거 있으시며 치셔야 합니다.  참는다고 메이드가 주인 맘 알고 잘 하게 되는게 아니거든요.

Ky님의 댓글

Ky (kyongpar)

우리나라에서는 심각한 죄 아니면 사과를 안한다고 했다나, ----> 제 경험으로는 필리핀 애들이 버릇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하시구요.
주인만 메이드를 관찰하는 게 아니라, 메이드도 주인을 관찰합니다.  사실 남자아이 보기 힘드니까, 주인이 어느 정도까지 봐 주나 메이드가 시험하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 음식을 할 줄 안다면 상당히 경험이 많은 메이드일 가능성이 높네요.
이것도 제 경험과 주위사람들 경험에 한정된 이야기이지만, 보통 한국 집에 있었던 애들 버릇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메이드를 쓸 때 현지 사람들 보다 훨씬 후하게 인간답게 챙겨주거든요.
그리고... 이 메이드메이드 보다 보면, 나와 궁합이 맞는 메이드가 있습니다.  그러니 맘에 정 안 들면 보낸다고 생각하세요... 안 그러고 참고 계시다간 몸에서 사리 생깁니다. 
그럼 막달이니 몸 건강 주의하시고.... 심심하시면 전화하세요~~~

석군맘님의 댓글

석군맘 (yjmm)

아직도 맘고생중이시군요... 제 생각에도 바꾸는게 낫습니다. 한국음식 안해줘도 애를 봐야해요.. 저같은 경우 둘째낳고 첫째랑 놀아주고안아주고해서 몸이 말이 아닙니다.. 온몸이 저리고 아프지요...

그리고..애를 안보면 마구 뭐라고 해야하고 주의를 줬는데 안한다면 그애는 상당히 문제가 있습니다. 말로 안하더라도 미안한 기색은 있어야 하는거구요..

음식이라고해도 미역국정도만 먹으면 되는데 그건 누구를 데려다 가르쳐도 합니다. 아직 산달까지 좀 남으셨잖아요..
바꾸셔요..아이낳고 못움직이면 제 생각에 그 메이드 지금보다 더할껍니다. 주인이 잔소리 못하면 백배 더해지죠..

남의 일 같지 않네요
일단...큰애를 잘돌보는 애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데려오세요..

에이전시에게도 강하게 말하시구요..
아휴...이래저래 신경쓰셔서 어떡해요..좋은 일만 있으시면 좋겠네요.

wanna be님의 댓글

wanna be (jhy119)

구냥 지나치려다 잠깐 몇글자 쓸께요.
처음 필리핀 아이를 들였을땐 처음이라 참 어떻게 아이를 다루어야 하는지 모르겠더군요. 21살 딸 아이가 필리핀에 있는 그 메이드는 처음엔 제 눈도 못마주칠 정도로 공손하고 말도없고 보기에 참 듬직한 아이였죠. 엄마가 산후조리를 못해주셔서 들인건데 그 참에 첫애낳고 고생많이 하고 마침내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한 4개월되니까 정말 제가 좀 야단을 치면 입이나와서 말도 안하고 찬바람 슁슁내고 분위기 엄청 살벌하게 만들더군요.
뭐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내보내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몰래몰래 담배를 피고 있었다는것과(저한테 걸렸습니다, 그것도 우리집에 있는 걸로) 우체국, 사진관에서 사진 현상하는 심부름, 아는집에 가서 아이들이랑 놀다가 설거지좀 도와주라는 말에 그건 자기가 할 duty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기가막혀 그럼 니가 할 일이 뭐냐고 하니까 집에서 집안일하고 아기돌보는거라고...
그래서 돌려보냈습니다.
그리고 나서 보니 집안에 없어진 물건도 생기고 자기방은 정말 쓰레기 장으로 만들어 놓고 나가서 너무 화가나 agent에 가서 남편이랑 뒤집어 놓고 훔쳐간 물건도 가져왔습니다.
agent에 가서는 저희 집 욕을 그렇게 했더라구요. 말도 안되는 정말 있지도 않은 일들을 만들어서... 저 agent에 안갔으면 고스란히 못된 주인으로 낙인찍혔을 겁니다.
지금은 인도네시아 메이드 1년째 쓰고 있습니다. 제가 사람을 잘 다루지 못하는 성격이라 전 인도네시아 아이가 맞더라구요. 느리고 답답한거 사실이지만 정직하고 우리아이 이뻐해 주고 집안일 그럭저럭하는 지금 아이가 저한테는 맞는거 같아요.
제가 뭐라해도 5분있으면 다시 웃고 혼난걸 잊어버린것 같이 행동하는 우리 아이보면 '머리가 좀 모자란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제가 편하려고 데리고 있는 아이때문에 맘고생하기 싫어 만족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아이들,머리 잘 돌아가고 일 빠릿하게 하는거 사실이지만 사람 잘 다루지 못하는 엄마들 이라면 인도네시아 아이들도 괜찮은것 같아요

Pink Hope님의 댓글

Pink Hope (juliejoe)

도움이 많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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