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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글리쉬에 대한 주관적 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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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싱 (emhan2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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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11
    4. 2010-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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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리쉬에 대한 한2싱 유학의 견해

싱글리쉬에 대한 글을 보고,
오늘은 저의 아주 주관적인 글을 쓰려합니다.
(그러므로 의견을 달리하시는 분들도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어느덧 싱가포르에 온지 5년이 되어갑니다.

소위말해 최고의 직장을 미련없이 박차고 아이의 교육을 핑계로 아무 연고없는 이 나라에 오게되었지요.

장기 출장을 오게된 남편이 젊은 직장동료들이 영어와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쓰는 것을 보고 꽂힌 것이 큰 동기가 되었구요.

처음 저도 이곳에 와서 잘 알아듣지도 못하겠는 싱글리쉬가 많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심지어 이곳 사람들은 싱글리쉬를 못알아듣는 저를 아주 교묘하게 주눅들게 만들더군요.

학교생활을 시작한 딸아이에게 저도 1년간은 욕심반 걱정반으로 서양발음을 추구하라고 요구했었죠.

지난 5년동안 딸아이를 학교에 보내면서,
스스로 싱가포르 현지에서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그리고 업무를 하면서 이 싱글리쉬에 대한 주관이 생겨서,
싱가포르 유학을 시키고 계시는 학부모님들과 앞으로 싱가포르 유학을 계획하고 계신 학부모님들에게 참고하십사고 말씀드립니다.


두괄식으로 제 주관을 말씀드리면 싱글리쉬에 너무 부담스러워 하지 마시라는 것입니다.

이유를 몇가지 들겠습니다.

첫째: 영어는 더 이상 서양인들만의 언어가 아닙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 영어를 쓰는 사람의 숫자는 어마어마하게 증가했습니다.

그 중 순수한 영국발음과 미국발음을 구사하는 사람정도 이상의 숫자가 영어를 모국어와 병행해서 쓰고있습니다. 해서 나온 영어가 중국식 영어, 인도식 영어, 베트남 영어, 필리핀 영어, 유럽권 영어, 일본식 영어, 한국식 영어 등등등…
바꿔 말씀드리면 우리 아이들이 순수한 발음의 영어만을 들으면서, 사용하는 시대는 이제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싱가포르는 다양한 발음의 영어를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도 하지요.

이중 서양인들이 제일 못알아듣는 영어로 꼽히는 것이 한국식 영어라고 합니다.


몇분 지인들께 드린 얘긴데, 대학원 공부를 할때의 경험이었습니다.

영국에서 유학, 학위를 받은 주임교수가 너무나도 심한 싱글리쉬를 쓰길래 ‘영국유학씩이나 했는데 발음이 왜저래’하였지요.

그런데 마지막 시험으로 프리젠테이션하는 것을 비디오로 녹음해서 영국으로 보내게 되었습니다.

참관교수의 질문에서 그분이 평소와는 정말 다른 영국식 영어를 쓰는 것을 보고 저는 너무 놀랐었습니다.

이들은 영어를 거의 모국어로 쓰니까 자유자재로 발음교정이 되더라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나라 지방사람이 연습으로 표준말을 쓰는 것 처럼요. 그러면서 식구들 만날때는 심한 사투리를 쓰는것과 똑 같은 상황이더라는 것이지요.

그 이후로 대중교통에서도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심한 싱글리쉬를 쓰다가도 업무적인 통화에서 확 바뀌어지는 사례를 참 많이 보았습니다.


둘째: 생각하신 유학의 가장 큰 목적을 잊지마셔야 합니다.

싱가포르를 유학지로 정하신 주 이유는 아마도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할수 있고 또한 이곳의 영어학습 수준이 탄탄하다는 점일것입니다.

맞습니다. 이 두 이유는 과장없는 사실입니다.

제 아이가 초등학교 졸업시험을 준비하면서도 경험했고
업무를 하면서 한국에서 뿐 아니라 타 외국에서 이곳으로 옮겨오는 학생들의 수준을 보면서도 싱가포르 영어수준이 상당히 높구나하는 것을 절감합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든 싱가포르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시는 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말씀하시는 점이 싱글리쉬가 걱정되서 간다고 하십니다.

이런 분들을 볼때마다
제게는 유학이 나무를 만드는것에 비유한다고 할때, 나무 기둥은 잘 만들어져가는데 가지들이 삐뚤다고 위 기둥을 뚝 잘라버리는 느낌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스펀지같아서 어른이 생각하는것보다 아주 쉽게 흡수합니다.

싱글리쉬를 같이 쓰면서 친구들과 어울리며 사는 환경인데 서양발음을 고집하신다면 그것은 아이들을 아주 힘들게 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요!


셋째: 유학을 통한 궁극적인 영어습득의 목적은 언어 구사와 문장 표현에 있어서의 유창함입니다.

한국에서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영어를 정복하기 힘든 이유는 이 유창함을 얻기가 힘든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식으로 발음을 하던, 영국식, 미국식으로 발음을 하던 학교에서 영어로 수업을 듣고, 말하고, 쓰는것으로 하루종일을 보내기 때문에 학생들은 사고자체를 영어로 하게됩니다.

제 딸아이의 경우도 영어가 어렵다하고 힘들어 합니다만 영어를 불편없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긍적적으로 생각하면, 이제 그 아이한테 영어는 성취해야하는 과목의 의미를 넘어, 자기가 성취하고자 하는 학업을 배우는 수단이 된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싱가포르!
유학지로 좋은 곳임은 분명하기에 저도 책임감가지고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공감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꽤나 길게 싱글리쉬에 대한 제 의견을 썼습니다.


감사합니다.

한2싱 올림

댓글목록

힘내자아자님의 댓글

힘내자아자 (hysu05)

이글을 보며 위안을 느끼게 해 주어 고맙습니다

뽀님의 댓글

뽀 (byspicegirl)

감사합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었어요....

반쪽이님의 댓글

반쪽이 (banjjok47)

휴!  저도 아이들이 싱글리쉬인지도모르고 쓰는것 때문에 고민이 많았는데 많은 위안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짱이맘님의 댓글

짱이맘 ()

정말 한+싱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이제 미국이나영국에서도 더 이상 미국식발음,영국식발음을 듣기 어렵다고합니다. 이민자들이 많아져서...그리고 저도 들었는데 아이들이 커가면서 발음을 의식하는 나이가 오면 스스로 고칠려고 노력하고 또 고친다구 하더라구요. 제 아이도 여기서 학교를 다니니까 싱글리쉬를 가끔 씀니다. 하지만 너무 스트레스 안 받을려구요. 우선 영어가 중요하니까요.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

복돼지님의 댓글

복돼지 (bbadik1)

중국어를 잘하면 잘 할수록 발음이 안좋아지더라고요
하지만 3개국어를 한다는 생각에 전 흐뭇합니다

준오맘님의 댓글

준오맘 (k0041067)

싱글리쉬 발음이 맘에 안드는 것 그렇다쳐도 문제는 말도 안되는 영어표현이 싱글리쉬에 있다는것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들이 말하길 영어문법에 안 맞거나 또는 들어본 적도 없는 영어 표현이 싱글리쉬에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아주 독특한 영어라고 하더군요. 발음이야 모국어 아닌 이상은 native처럼 할 수는 없지만 표현이나 어법이 원래 영어와 달라서는 안되겠지요. 아무튼 정확하고 바른 영어 표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가나서나님의 댓글

가나서나 (singdal)

저는 싱가폴에서 현지회사에 다니고 있고 싱글리쉬에 더욱 익숙해진지 벌써 4년입니다.

 발음이 중요하다는 것에 이의를 달지않습니다만, 왜냐하면 한국말도 발음이 좋고 억양이 부드러우면 일단 호감이 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회 리더로서 또는 우수한 인재로 성장하기 위해서 한국어의 발음이 좋아야 한다는 의견에 손을 들수 있는 분이 있을지요? 
 한편으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님의 영어가 미국식 영어발음이라서 영어구사 능력이 뛰어나다고 판단하지 않듯이, 하지만 사무총장님의 영어회화는 누구나 알듯이 최고입니다, 영어를 잘 한다는 것은 발음에 기초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고 다양한 표현 구사능력에 기초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발음에 의존하지말고 영어권에서 통용되는 넓은 사고와 다양한 표현이 가능한 환경에 노출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합니다. 상대방을 이해하고 나의 논리를 관철시킬 수 있는 표현능력은 발음에 기초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만큼 영어권의 환경에 노출되고 이를 소화할 수 있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미국식영어에 전혀 노출된 경험이 없으며 한편으로 싱글리쉬에도 불구하고 싱가폴에 잘 정착하고 있습니다.

passion님의 댓글

passion (chenny)

가나서나님, 멋지셔요^^

기뻐라님의 댓글

기뻐라 (minkykim)

발음 얘기 나올 때면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IMF총재 깡드쉬 잊어버리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 그 위기에 있을 때 막강 파워를 가진 그 총재 말 할 때마다 귀를 쫑긋 세웠습니다만 알아듣기 힘들었습니다. 제 귀가 미국영어에 익숙해서 일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발음에 상관없이 능력으로 IMF총재 되었습니다. 제가 지내고 있는  아파트 프런트 여직원 4개국어 한답니다. 그런데 하루 종일 데스크 지키고 있습니다. 언어도 두 번째 발음은 세번째 뭐니뭐니해도 제일은 그 사람만이 가지고 있는 유,무형의 기술이 아닐까요?

산타님의 댓글

산타 (drcash)

좋은 말씀이십니다.
쉽게 평가론적 접근방식으로 영어학습 방법을 생각해 보면,
1. 유창성
2. 어휘력
3. 문법
4. 요점전달력
이렇게 4가지 정도가 언어의 중요사항 아닌가 싶습니다.
포괄적으로 전달력에는 발음도 포함됩니다.

어느 곳에서건 이 4가지 틀을 가지고 아이들의 언어 교육을 돌보아 준다면 그것이 싱가폴이건 한국이건 아니면 미국 혹은 영국이건 문제가 아닐 것 입니다.

발음은 겉으로는 많이 들어나지만 질적인 측면에서는 작은 요소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에게 TED 강연내용 (유투브, 포드캐스트) 들려주시면 도움이 될 듯합니다. 참 다양한 발음을 접할 수 있는 장점과 수준 높은 발표 방식 및 구술 언어의 정확한 표현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호적 정리님의 댓글

호적 정리 (reading)

발음 좀 뒤틀려도 괜찮습니다. 정확하게 의사 표현하고 잘 알아들을수 있는 실력만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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