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S학부모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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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랜만에 글 올립니다. 비도 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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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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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9-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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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비가...장맛비처럼 내렸습니다.

비만 오면 괜시리 마음까지 가라 앉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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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부산스럽게 소소한 일들을 처리하러 쏘(!) 다녔지만 아들들 돌아올 시간이 다가오니 마음이 분주해집니다. 호떡을 부쳐놓고...어제 ikea에서 사 온 양초도 켜놓고...만반의 준비를 끝내 놓았는데, 작은 녀석이 울면서 들어옵니다.

버스 안에서 친구와 약간의 다툼이 있었나 봅니다. 분한지...연신 서럽게 울더군요. 대충 자초지종을 들어 보았지만 뭐...별 게 있겠습니까? 그냥 사소한 말다툼일테지요. 우선, 뒷자리에 앉아 상황을 잘 모르겠다는 큰 녀석한테 한 소리 해두고는 그랬습니다.

"모든 관계는 상대적인 것" 이라고. 한 쪽만 일방적으로 잘 못하지는 않았을 게라고...그 친구 역시, 너한테 나름대로 속상한 부분이 있었을 거라고. 주일...목사님께 들은 설교의 일부분을 인용..."부분을 보지 말고, 전체를 보라고"까지 얘기를 해 주었지만, 글쎄요...정확하게 의미 전달이 되었을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아들 한테 장황하게 설명할 일도 아닙니다. 최근들어 심심치 않게...꼬인 매듭을 풀지 못하는 대인관계 속에서 버거워 하는 건 다름아닌 제 자신 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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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와중에 갑자기...큰 녀석이 제게 묻습니다.

"엄마, OFS 가 Beginner School 이예요?"

뜬금없이 무슨 소리인가...했는데, 학교 친구가 그러더랍니다. 자기 엄마가 그랬는데, OFS는 Beginner School 이라서 자기는 다음 학기에 다른 학교로 옮긴다고. 사실은 처음부터 OFS 에 들어올 계획이 아니었는데, 그 학교에 자리가 없어서 기다리다가 드디어 옮기게 되었다고...자랑을 하더라는 겝니다.

살짝...당황스럽더군요.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로, 온실 화초처럼...그렇게 키우고 싶은 건 결코 아니지만... 엄마의 쇄뇌 아닌 쇄뇌로 요녀석들은 OFS 가 최고로 좋은 학교인 것으로 알고 다니고 있습니다.

물론 OFS 가 영어 Beginner(?) 친구들이 다니기에는 최적의 환경이라는 데는 모두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하지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어디에서든지 본인이 즐겁게 생활하고, 배우고, 그 가운데에서 결과 또한 좋으면 바로 그 곳이 최고의 학교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줄곧 아들들에게도 강조해 온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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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들은 5 년여전, Eton House에서 Kinder 를 마쳤습니다. 집이 시내에서 가까웠기에, 더불어 Eton 에서 중국어의 기초는 제대로(?) 배웠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에... 초등학교를 정할 때 저희부부는 공립학교와 OFS 사이에서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교육비를 지원 받는데(경제적으로 힘든 중에 계시는 많은 분들께 돌 맞을 각오로 썼습니다),부모 소신대로 공립을 보내자니...받을 돈, 못 받는 듯, 쬐꼼 억울한 마음이 들더군요. 결국...소신을 헌신짝처럼 내버리고, OFS 에서 초등학교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작은 녀석 역시...OFS kinder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입학 당시부터 ESL 이 아닌 Main class에서 생활을 하게 되었고, 5년째...OFS 생활에 만족(!!!)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녀석들이 즐겁게 다니는데, 뭐 달리 문제가 있겠습니까? 두어 차례 학교를 옮길 기회도 있었고, 살짝 고민 안 해 본 것도 아니지만...녀석들이 즐겁게 다니는 이 곳이 최고의 환경이라는 데는 한 치의 망설임도...주저함도 없었습니다.

사실...저야 예전부터 알고 있는 사실이죠. ESL 과정이 없는 다른 학교와는 달리 ESL 이 있는 OFS를 거쳐 다른 학교로 옮기는 경우...저 역시 숱하게 봐왔습니다. 그리고, 그 분들이 옮기시는 것 만큼 그 학교가 더 좋은 이유 역시 충분히 있을 것이라는 생각 입니다.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 있는 학교...뭔가 달라도, 다르지 않겠습니까? 무슨 차이가 있는지 경험해 보지 못한 저로서는 알 수 없지만...개그맨 누구 말처럼...

"경험해 보지 않았으면 말을 말라고..." 100% 지당하신 말씀 이죠. ㅎㅎ

지난 학기엔가...같은 반 친구 몇 명이 학교를 옮긴다면서, 의아해 하는 큰 녀석에게...넌즈시 물어보았습니다. "왜...ㅇㅇ 도 옮기도 싶니?" 녀석이 오히려 황당해 하며 제게 묻습니다. 왜 옮기는지...왜 옮겨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거죠.  

에고고...또 쓸데없이 장황 해졌습니다. 결론은 그렇습니다. 꼼꼼히 따져보시고, 자녀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위해 결단을 내리시는 것...정말 존경할 만 합니다. 하지만, 지금도... 이 학교를 자랑 스럽게 생각하며 다니고 있는 친구들을 생각 한다면, 그리고...짧은 시간이든, 긴 시간이든...몸 담았던 학교인데, 굳이  Beginner School 이라고 깍아 내리는 건...좀 아니라는 생각에 착잡한 마음을 제어 하지 못하고...이렇게 주저리 주저리...ㅎㅎ

사실, 저도 요즘들어 고민 아닌 고민에 빠졌습니다. 더 늦기 전에, 공립학교의 분위기도 경험시켜 주는(???) 건...어떨까...하는 고민. 하지만, 이 역시 에미의 과도한 욕심일는지 모르겠습니다.

요즘들어 이래저래 확실한 결단을 내릴 일 들만 쌓여 갑니다. 나이값을 해야 한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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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에는 한국에 들러... 진짜로...!!! 에너지 만빵 충전해서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참에 아예...모두들 즐거운 방학...보내시라고...미리 인사 드리겠습니다. ^^;

댓글목록

행복한 날님의 댓글

행복한 날 (robin)

가슴을 활짝 열어 젖히고 쓴 님의 글이 무진장 공감가는 부분이 많네요....저 나름 명문OFS라고 주문을 외우고 있지만 가끔 이주문의 힘이 빠질 때가 있슴을 고백합니다.
가실 때 가시더라도 당신들의 자녀가 잠시 머물었던 이 소중한 학교을 혐하하는 발언으로 남은 학생들의 가슴에 이상한 여운(?)을 남기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왜냐하면 그 상처은 돌고 돌아 언젠가는 당신에게 돌아간다는 것이
진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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