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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퍼온글 아내의 저금통장...한국여성들 이랬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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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라시 (roren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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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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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촉촉히 내리던 아침.

야간근무를 끝내고 집에오니 아내와 딸아이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중학생인 아들녀석은 벌써 학교에 등교했고 아내와 딸아이는 젖은 머리결을

말리느라 서로 드라이기를 주고 받으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며칠전 실직으로 짧은 휴식기간을 보내던 아내의 새로운 직장 첫 출근날.

초등 6학년의 맏언니로 학교에 늦을까봐 부산을 떠는 딸아이.

그런 두 모녀가 바쁜인사를 하고 떠난 텅빈 집안은 적막함이 흘렀습니다.



혼자 아침밥을 차려 먹고보니 아내와 아이들이 아침밥을 먹고 아내가 바빠서 그랬는지

주방 설거지통에는 설거지를 하지못한 그릇들이 수북히 쌓여 있었습니다.

빈그릇의 말라붙은 밥풀들이 애처롭게 보여서 설거지를 하려고

수세미로 그릇들을 닦다가 그만 커다란 사기그릇을 미끄덩 놓치는 바람에

그릇에 부딪혀 깨지고 말았습니다.에혀.참!

소박(?)맞을것이 두려워 똑같은 사기그릇을 건조대에 몰래 대체해 놓으려고

찬장속을 살펴보니 다행이 깨진그릇과 똑같은 그릇이 하나 있었습니다.

당분간은 깨트린걸 모르겠지 생각하며 높은 찬장의 그 사기그릇을 꺼내어보니

그속에는 그 무언가가 덩그러니 숨겨져 있었습니다.통장.예금통장한묶음.

오래된 통장인지 약간은 누래지고 너덜해진 통장들을 한장한장 넘겨 보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거의 1500 여만원의 돈이 예금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 모르게 일수놀이 하나?,아니 곗돈일까?

온갖 생각을 하며 유심히 보니 분명 자유 입출금 예금 통장이었습니다.

몇만원서부터 몇십만원씩 16년동안 시시때때로 예금해놓은 몇개의 손때묻은

통장이었습니다. 출금은 한번도 없었던 결혼후의 통장.

무슨돈일까! 매일 생활비도 쪼달린다고 했는데 대체....



저녁에 아내가 퇴근하고 아이들도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서

가족이 저녁식사를 함께하고 아내는 설거지를 했습니다.

몰래 채워놓은 큰 사발그릇을 닦으면서도 눈치를 채지못한 아내.

설거지를 마치고 거실 소파에 앉은 아내에게 그 통장이 궁금하기도 하고

그릇 깬것을 이실직고 하려고 넌지시

"아침에 설거지 하다 그릇 깻어"

"무슨그릇을?"

"저거.저 큰그릇...저 그릇 찬장에서 새로 꺼내 놓은거야"

"에고. 그러게 설거지가 쉬운줄 알아?ㅎ 뭐 할수없지"

한동안 가만히 tv를 보고있던 아내가 갑자기 벌떡 일어 나더니 주방으로 가서

건조대위의 큰 사기그릇을 쳐다보다가 찬장속을 보는것이었습니다.

"봤어?"

"뭘?"

"통장말야.그릇속에 있던거"

"봤어.그옆 그릇속에 놨어.근데 뭔 통장이야?"

다시 찬장속에서 통장을 꺼내 주머니에 넣던 아내가,

"못본걸로 해.이건 없는 통장으로 여기라구.애들 대학 들어가면 쓸려구.정말 못본걸로 해"



야간근무를 하는 이시간.

아내는 아마도 그통장을 아무도 모르는곳에 숨겨 놓을듯 합니다.

아니 어쩌면 몇년동안 꺼내지 못하는 예금통장으로 바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난 못봤어.정말로 아무것도 못봤어

혼자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저는 제 자신에게 최면을 걸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미소가 지어지고 맘 한켠이 든든해 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침에 퇴근하면 또 바쁜 하루를 시작하는 식구들에게 인사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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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좋아님의 댓글

여행좋아 (jamppo1013)

지금도 이런분들 많으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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