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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나무 (hope225)
    1. 1,139
    2. 0
    3. 12
    4. 2007-01-31

본문

우선 아래글에 써놓은 제 답글에 대해 사과드립니다.  온건하고 좋은 말로
제 의견을 피력할수도 있었을텐데... 몇몇분들 말씀처럼 이 게시판의 목적이
서로 헐뜯고 미처 삭히지 못한 감정의 배설을 위한것은 아니었을텐데 말입니다.

저는 현재 4년차 싱가폴 생활에 접어들었습니다.. 만 3년하고 한달을 살고
있네요.. 물론 싱글 카페에 들어오고 있으니 싱글이구요.. 여자 입니다.

처음에 싱가폴에 와서 한 반년간은 어렵더군요... 외롭기도 하고 심심하기도
하고.. 다른분들은 어떠셨을지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할수있는 일들 - 이를테면, 퇴근후에 단골 찻집이나 술집에 가서 혼자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음악듣고 쥔장하고 수다도 떨고... 얼굴이 익은 다른
단골들과 한두마디씩 농담도 하고 하는 일, 영풍문고에 들려 한시간도 좋다
두시간도 좋다 이 책 저 책 뒤적이며 노닥노닥 거리다 집에 들어와 하는일도
없이 늦게 다닌다고 엄마한테 잔소리 듣던 일, 맘 먹고 일찍 퇴근하면
한시간이면 도착하는 지산이나 대명에 가서 야간 보드를 타는일...
시즌중에는 잠실에가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두루마리 휴지를 내던지며 프로야구를 관전하는일... 경기후에 신천으로
우르르 몰려가 밥과 술을 먹던일...

이런 사소한 일들을 못하는게 정말 답답하더군요.  한번은 스타벅스앞을
지나는데 친구들로 보이는 젊은여자 서너명이 모여 왁자지껄 수다를
떨고 있는걸 보는데 눈물이 왈칵 나오기도 하더군요.. 한국에 있었으면
나도 저런 모습이었을텐데...  늦게까지 일을 하고 퇴근을 하던 어느날은
회사에서 언짢은일이 있었는데 전화번호 목록을 아무리 찾고 또 찾아도
그 시간에 불러내서 투정부릴만한 친구가 없어서 택시안에서 울기도
했습니다...

그럴때는 싱가폴의 나쁜점만 보였습니다.  나라도 쬐만하면서 영어도 웃기게
하면서, 그렇다고 중국어를 제대로 하는것도 아니면서, 한자 실력은 나보다도
없으면서, 朝三暮四라는 쉬운 사자성어도 모르면서 쯧쯧쯧...  택시에서 안전
벨트 착용안하는건 교통법규 위반이라면서 트럭 뒷편에 저임금 외국 노농자들을
가득 싣고 하이웨이를 달리는건 단속도 안하고 쯧쯧쯧...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노예처럼 부리는 가정부를 무슨 매춘부 취급하면서 일년에 두번씩 건강검진-
실은 성병 검사및 임신여부 검사- 받게하고 쯧쯧쯧...  그래서 싱가폴 사람들한테도
뾰족하게 굴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살다보니 싱가폴의 좋은점이 하나, 둘 점점 더 많이 보이더군요.
그렇다고 예전에 단점으로 느끼던 것들이 다 사라졌다는건 아닙니다.. 그런 많은
단점들을 충분히 덮을만큼의 좋은점도 많이 찾게 되었다는거지요..

예매 안하고도 아무때나 극장에 가도 웬만한 영화는 불편함없이 표를 구해서
쉽게 영화를 볼수있는것도 좋고.. 출장이나 휴가를 다녀올때 공항에서 이민국
통과하고 짐찾기까지 10분정도면 돼고.. 철따라 유행에 맞는 옷이나 구두를
사는일에 정력과 돈과 시간을 많이 쓰지 않아도 충분히 멋쟁이 소리 들으며 살수있고..
저녁먹고 이스트 코스트 파크로 산책나가 두어시간씩 걷다가 한밤중에 돌아와도
전혀 무섭거나 신변의 안전에 대해 불안해 하지 않아도 돼고...  한국에 있었으면
쉽게 배우지 못했을 수상스포츠를 하나 배워 퇴근후에도 신나게 즐길수 있는것도 좋고...

한국에서는 그 비싼값이 부담스러웠던 태국음식이나 인도음식, 해산물 요리를 맜있고
저렴하게 먹을수 있는것도 좋고.. 한국여자들은 다 세련되고 예쁘다며 칭찬해 주는
싱가폴 사람들도 많고.. 엉터리 중국어라도 한마디 하면 잘한다고 격려해주고 웃어주는
직장동료들도 좋고... 아침마다 커피를 사러가는 스타벅스의 종업원이 늘 웃으며
큰소리로 굿모닝하며 제 이름을 불러주는것도 좋고..  다섯명남짓돼는 팀원끼리
금요일 아침이면 단체로 우르르 내려가 커피를 마시며 한사람씩 돌아가면서 한번씩
사는데 우리돈으로 만이삼천원이면 충분하고..  국적이 전부 다른 팀원들끼리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일하고 협조하고 때로는 반목하고 결국은 타협하고 양보하면서 일을
하는것도 좋고...  격해지면 보스고 뭐고 없이 삿대질이 나올정도로 심하게 의견충돌이
나도 다음날이면 언제 무슨일이 있었냐는듯이 즐거운 농담으로 시작하는 것도 좋고...
아침 출근길마다 안녕하세요 하며 한국말로 인사해주는 콘도 경비아저씨도 좋고...
친절한 택시기사 아저씨들도 좋고...

저는 정말이지 점점 더 싱가폴 생활에 대해서 좋아지는것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돌아갈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 아쉬워지고, 나중에 다른 어느
나라에서 살더라도 이곳에서의 여유로왔던 시간들이 그리워질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안그럴것 같습니까?

그래, 너 잘났다, 니가 그렇게 좋아하는 싱가폴에서 천년만년 살아라... 설마 이렇게
생각하시는분은 없겠죠? 어느곳에나 다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쨌거나 이곳에서, 공부하고, 직장다니고, 또는 가족때문에 어쩔수없이 살아야
한다면 이왕이면 좋은점을 많이 보면서 살면 즐겁지 않을까요??  이왕 사는거
동.서양 사람들 두루두루 친구로 사귀면서 인간관계도 넓히고 직접 가보지 못하는
여러 다른 나라의 문화도 간접적이나 체험하면서 그러고 살면 좋지 않을까요?

다른 분들은 그동안 싱가폴에서 생활하면서 어떤게 좋았는지, 어떤 즐거운 일들이
있었는지 함께 나누어주세요 ^.^

댓글목록

kkang님의 댓글

kkang ()

컵에 물이 반 든것보고 반뿐이 없네 불평하는사람 반이나 있네 생각하는사람 똑같은 상황에도 사람마다 제각기 마음가짐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싱가폴, 한국 아니 어느 나라든 나라와 상관없이 크게 불평하는 삶이냐 그렇지 않냐는 자신이 만들어 가는거겠죠.. 스트레스들 너무 받지 마시길.. 삼나무님 존경하면서 지나가다 한마디..올립니당..

crAzy21-님의 댓글

crAzy21- (mrbass2lr)

나도 아직까진 싱가폴 좋은데..

주니님의 댓글

주니 (coolguy)

스스로 말뚝을 박고 울타리를 친 사람에게 아무리 좋은 말을 한들 들리겠습니까. 개인적으로 출장이던 어학이던 단기간와서 한국인만 찾으러 다니는 사람들은 싱가포르만은 피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싱직딩님의 댓글

싱직딩 ()

사람마다 경험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니 보는 시각도 달라는거겠죠? 불평하는 사람도 나름대로 타당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을것이고요. 그래도 그런 사람들보고 오라가라 할 순 없는겁니다. 좋은 말 해줄필요도 없고, 나쁜말 들을필요도 없고 자기 일만 신경쓰면서 삽시다.

Mini님의 댓글

Mini ()

전부 맞는말 하셨네요. 하지만, 전 점점 한국사람이라면 대우가 더 좋게 변하려하고 하는것,,, 한국좋아 한다면서 친한척하는것... 이런것들이 점점 싫어졌어요.  한국사람 아니면, 나쁘게 대해주려고 하나부죠? 첨엔 좋았지만, 어디가나 어디사람이냐고 묻는것.. 내가 어디사람인지 자기네들하고 뭔 상관인지... 그리고, 영화표는,, 우리나라는 그만큼 관람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그런것이고, 공항의 짐역시, 랜딩하는 비행기도 많아서구요. 여름만 있어서 옷값안드는건 맞는데, 가끔 휴가때 한국오면 싱가폴 묶은 때.. 정말 촌스럽다 못해.. 꼬질꼬질하죠... 해삼물 요리를 얼마나 저렴하게 드셨는지 모르지만.. 호커센터에서 드셨나요? 싱가폴 레스토랑가서 해삼물 , 인도요리 드시면, 한국과 그리 차이 안납니다..더 비싼곳도 있구요.수상스포츠 좋죠.. 하지만, 평생 수상스포츠만 하나요? 스키, 스노우보드, 벛꽃축제, 등산 등.. 더 많은것들 못하죠.. 그리고, 님말씀대로.. 싱가폴은 영어도, 중국어도 둘중 제대로 하는거 하나도 없습니다.

영어 못하는 사람들 정말 많습니다. 그렇다고, 중국어도 제대로된 중국어도 아닌,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사람이 허다합니다.

에휴.. 말하자면 끝도 없으니.. 전 여기까지 하고,, 있는동안은
여기가 최고다~~~ 하고 사세요~!!!! ㅎㅎ

wooha님의 댓글

wooha ()

으이구 인간아..한국서도 적응못하더니 여기서도 적응못하고 떠나는구나...떠날람 곱게 떠나지 유치하게 개 싱가폴이 뭐고? 초딩이가?

쿨가이님의 댓글

쿨가이 (kw7660)

wooha 등신아 너나 처잘혀 들어보니 구구절절 맞는말이구만...
어따대고 머라하노 너나처잘하세여~

VANESSA님의 댓글

VANESSA (olevis501o)

제가 보기에는 싱가폴이 지긋지긋하다기 보다는 mini님의 성격이 더 지긋지긋하네요
쿨가이님도 답글 달아 놓은거 보니 쿨가이님은  쿨가이님이 생각하는 싱가폴 사람보다 더 못한 사람이구.
mini님 쿨가이님.. 두분 다 어디가서 한국사람이란 말 하시지 말구요
싱가폴 사람이라고 하세요.. 두분들은 두분들이 말하는 싱가폴 사람이랑 똑같이 행동하고 있으니깐요^^

123님의 댓글

123 ()

으이구..쿨가이좋아하시네...딱 보니 Mini와 비슷한 퀄러티의 인간이로세...둘이 서로 사랑들 하며, 싱가폴 욕하며 그리 적응못하며 계속 사슈.....여기서도 이리 적응못하는데 한국이던 어디든 적응 못하며 살건 자명하군. 어느 나라건 어느곳이건 내맘에 쏙 든곳이 있나? 다들 현실에 주어진 곳에서 이해하며 살아가는건데...그걸 이런곳에서 투덜데고 있으니. 막상 싱가폴 사람들 앞에선 그런말 하지도 못할꺼면서.. 본인들 주위에 그런 수준의 사람들, 그런 수준의 환경만 있다면, 그런 환경에 있는 자기 자신의 능력을 우선 탓하고, 그 다음 그런곳에서도 적응못하는 자신의 낮은 적응력을 탓하세요...바보들...

leslie님의 댓글

leslie (lej0626)

이런 분들은 어디가서든 불만이 있지요.
어쩔수 없이 싱가폴에 계셔야 한다면 그곳의 좋은 면만 생각하면 본인의 생활도 만족스럽고 즐거울텐데... 참 안타깝네요.
타지에서 좋아보이는 한국,, 막상 오시면 또 안 좋은 면만 보입니다.
요새 한국이 살기가 얼마나 힘든데요. 한국에선 다들 힘들다고 난리인데 바깥에서 보는 우리나라는 정말 살기좋고 좋은 나라이지요.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시고 즐겁게 생활하셨으면 좋겠네요...
진심으로....

sariya님의 댓글

sariya (sariya)

비가 자주와 울고시플때 우산업시 걸으면서 하늘보고 마음대로 울수인는거..

비가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당신이 떠나시던 그밤에
이렇게 비가 왔어요
비가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당신이 떠나시던 그밤에
이렇게 비가 왔어요
난 오늘도 이 비를 맞으며 하루를 그냥 보내요
아름다운 음악같은 우리에 사랑의 이야기들을
흐르는 비처럼 너무 아프기 때문이죠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면 난 당신을 생각해요
당신이 떠나시던 그밤에 이렇게 비가 왔어요
난 오늘도 이 비를 맞으며 하루를 그냥 보내요
아름다운 음악같은 우리의 사랑의 이야기들을
흐르는 비처럼 너무 아프기 때문이죠
그렇게 아픈 비가...왔어요

Leica님의 댓글

Leica (jaynz)

저는 싱가폴 생활 7년차 싱글 남자 입니다.
20대에 주재원으로 와서, 아직도 같은 회사의 주재원으로 있습니다.

싱가폴은 장단점이 확실한 국가인것 같습니다.
이번에 서울로 2달 출장 갔었는데, 서울이 좋긴 좋더군요.
그래도 미운정 고운정 들은 지겨운 (?) 싱가폴이 가끔은 그리워지고,
음식도 가끔 먹고 싶은거 보면.......
이제 정이 들었나 봅니다.

저는 어려서 해외에서 공부하고,
집도 이민가서 해외 생활 오래 했지만.......
심심한거 빼고는 그리 살기 나쁘지 않은것 같습니다.....

싱가폴 사람들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큰 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한국하고 싱가폴 중에 어느 곳에 살고 싶냐고 물어 보면,
개인적으로는 한국을 선호 합니다.
한국도 장점이 많잖아요.

무조건 한국이나 싱가폴이 좋다, 나쁘다라는 식으로의 흑백 논리는 매우 위험한 것 같고, 그냥 굳이 살아야 한다면 생활 방식을 adopt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7년전의 싱가폴과 비교하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좋아지고,
한국 식당, 수퍼마켓도 많아지고, 살기 좋아 지는건 사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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