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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곳에 외로움을 얘기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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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니 (jx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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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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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낯선 땅에 처음 오게 되면 호기심 반, 두려움 반, 그리고 그 둘을 합한 만큼의 외로움이 생기지요.

처음에는 외로움으로 인하여 상처를 받기도 하고, 그 외로움을 채워보려고 이곳 저곳 방황도 해보지만, 당장 무슨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단지, 경험 속에서, 세월이 지난 뒤 어느 훗날, 내가 겪었었던 외로움의 양 만큼이나 크게 다가오는 기쁨이라는 선물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우리는 그 외로움을 즐길 줄도 알게 되지요.

외로움의 끝, 그 끝에는 진정한 새로운 기쁨이 있음을 알고, 잘 참고 견뎌갈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누군가가 그렇게 얘기했다지요,  
눈물젖은 빵을 씹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를 하지 말라고...

저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머릿속에서 이런 그림을 그려보았지요..  
차갑고 을씨년스러운 겨울 날씨의 프랑스 파리 어느 한 월세방에서 기침을 콜록거리며, 이불을 뒤집어 쓰고, 싸늘하게 식은 바게뜨 빵 껍질 한조각을 힘들게 부숴서 차갑게 말랑말랑한 부분을 엄지 손으로 꽉 누르면서 쑥 들어가는 그 느낌을 그대로 입으로 옮겨가는 모습과, 전기, 가스 요금을 내지 못해서 따뜻한 커피 한잔을 끓일 여유 조차 없이 고국으로부터의 송금을 기다리는 절박한 심정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가난한 유학생의 모습...

물론 이것은 절대적인 가난의 한 부분이긴 하지만, 그와 같은 절박함 속에는 낯선 땅에서 누구한테 감히 도움조차 청할 수 없는 외로움의 모습도 함께 내포되어 있겠지요.

그래도, 이곳에 계신 분들이라면, 그런 절박한 순간까지 이르기는 좀처럼 드문 경우가 아닐까요?

그래도, 이곳에 들어오시는 분들이라면 최소한의 여유는 있으신 분들이라고 여겨지기에, 혹, 견디기 힘든 일들이 있다면 이곳을 통해서라도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서로의 작은 위로라도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다들 건강하시길...

댓글목록

또리님의 댓글

또리 (atlas)

70~80년대 고학으로 해외유학을 하는 분위기를 말씀하셨군요. 아~ 물론 요즘도 드물긴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있기는 하겠죠. 그리고 그런 사람이 뭐가 아쉬워 싱가폴로 유학을 오겠습니까. 영어 배우러? 그럴거면 영국가죠. 중국어 배우러? 베이징 물가가 훨씬 더 쌀 듯하네요. 물론 어떤 사람들이 싱가폴로 영어와 중국어를 같이 배울 수 있고, 물가도 영국이나 미국쪽보다 싸다는 주장을 내세워 이곳으로 오기도 합니다만(얼마전까진 저도 그런 생각을 해보긴 했죠)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학원이나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물론 영국식 영어가 돼겠지만 실생활에 밖에서 배우는 것은 영어도 아닌, 중국어도 아닌, 싱글리쉬+토착화된 만다린이나 켄토니스 아니겠습니까. 결론은 이도저도 안되는 경우가 되기 쉽상이죠.

저는 이곳에 오면서 되도록이면 빨리 적응 하기 위해 한국 사람과의 교류를 일절 안하고 있었습니다. 한국 생각이 적응을 늦출거라는 생각에서죠. 그렇게 3달이 다 되가는데... 여전히 힘드네요. :)

화니님의 댓글

화니 (jxkk)

우리들이 살아오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결론은 각자가 낼 뿐이겠지요. 
누가 뭐라든, 자기가 결정을 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인 것이고, 자신의 결정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것이 인생이지요.

이곳이 부족함만으로 가득차 있다고 생각을 하든, 아니면 내가 바라는 모든 이상향으로 가득차 있다고 생각을 하든지 간에, 자신이 얼마나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서 삶의 방향은 정해지지요.

싱글리쉬면 어떻고, 싱가폴리언 만다린이면 어떻습니까?
하나라도 더 배우고, 한사람이라도 더 좋은 사람을 만나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다보면 자신들의 삶에 조금씩조금씩 경륜이 쌓여가고, 어느날 그 경륜의 깊이에 맞게 자신의 미래가 열리겠지요.

중요한 것은 내게 오는 기회는 정말 어떻게 엮여져 갈른지를 아무도 모른다는 것, 세월이 지났을 때, 정말 그 때 그 선택이 훌륭했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면 그것 만으로도 행복한 것이겠지요.

그래도, 이곳에 오신, 아니면 이곳에 오시려고 생각을 가지신 당신들께서는 아직 꿈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것이란 생각이 들지 않나요?

꿈조차 꾸기 어려울 만큼 힘들고 답답한 시간이라면 이런 글들을 들여다보면서 대꾸할 엄두도 못내겠지요?

항상 현실에서 내가 더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 무엇인가를 한번더 들여다 보고 느껴볼 수 있는 님들이 되시길 바라면서, 내일에 서서 오늘을 돌이켰을 때, 후회로움이 없을 만큼 최선을 다하면서 살아가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또리님, 3달이란 세월은 짧지만은 아닌데, 3달 + 10일 이면 백일을 채우는군요.  백일이 지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새로운 세상에 우뚝 선 님의 모습이 되시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이만....

또리님의 댓글

또리 (atlas)

xiexien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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