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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탁구를 땀이 흠뻑 젖게 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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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니 (jxk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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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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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치는 것이 아니라, 기계와 친답니다.
기계는 내가 원하는데로 빨리, 천천히, 커트, 스메싱, 회전, 항상 일양한 모습으로 주니까 얼마나 편한지 몰라요.
요즈음 머리 아픈 일들이 많아서, 탁구든, 골프든, 그냥 지치도록 땀으로 흠뻑 젖도록 치고 나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어요. 더워서 술마시기도 고역인 이 나라에서 운동이라도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탁구장 관리를 맡고 있는 친구는 내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토파이어 역이나, 센트럴 근처의 식당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요. 어제 스쿼시 같이 치러간 친구도 성이 림이고, 탁구장 관리를 맡고 있는 친구도 성이 림이네요. 탄씨 만큼이나 흔한 성인것 같아요. 탁구장 관리를 맡고 있는 친구도 성품이 얼마나 좋은지, 학교 동창들이 와서 탁구장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저녁 먹으로 같이 가곤 하지요. 내가 가면 꼭 10시 40분까지 치니까, 미안해서 샤워도 못하고 토파이어 역에 있는 맥도날드로 질주를 하거나, 시간이 안맞으면 아파트 중심가에 있는 식당가로 가서 늦은 저녁을 먹으며 얘기를 나누다가 11시30분 막차를 타게 되지요.
한국에 대해서 관심이 참 많아요. 오늘 왔던 림의 친구는 김택수의 팬이라며, 싱가폴에 그가 오면 얘기 한번 건네는 것을 너무 좋아하고, 자기도 이 지역에서는 드문 팬홀더를 친다고 하네요.
늦게까지 기다리게 한 것이 미안해서 내가 돈을 낸다고 하면 림은 절대로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림이 말하기를 우리 엄마가 친구들에게 잘해 주라고 했기 때문에 자기가 돈을 내야 한답니다.
나는 토를 달지요, 친구에게도 기회를 줘야 잘해주는 것이라고, 벌써 세번째인데 왜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느냐고 하면 다음에 기회를 준다고 하지요. 결국은 음료수 한번 더 먹을 때 내가 음료수값을 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지요.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면 30분이란 시간은 너무 빨리 가지요. 이런저런 얘기는 커녕 밥먹다 보면 그냥 30분이 흘러가지요.
싱가폴에 오면 하루가 15시간밖에 안되는 것 처럼 빨리 지나가네요. 아침에 일어나 얼쩡거리다가 회사가서 일 하나 처리하면 한나절, 또하나 처리하면 저녁, 운동 조금 하고나면 늦은 밤. 집에 오면 벌써 자정을 넘기고, 빨래하고, 샤워하면 1시, 컴퓨터 앞에 잠시 앉으면 벌써 새벽2시,그렇게 잠이 들어 몇시간이면 또 새로운 아침이 밝아 있고....
이 나이가 되면 시간이 더 빨리 가는지, 아니면 감각이 무뎌져서 시간 관념이 없어서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하루하루 지나는 시간이 정말정말 빠르기만 합니다.
오늘은 테니스 라켓을 붙잡고 어제 배운 스쿼시 스윙 연습도 하고 자야합니다.
선생님 말씀이 하루에 150번 이상 스윙 연습을 하라고 했는데, 50번이 넘으니 벌써 힘이 드네요.
잘 쉬셔요...
이쁜 꿈들 꾸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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