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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부터 맘 상한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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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등맘 (nica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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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3-02
본문
저희 아이는 4살이고 국제유치원을 다닙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여느때처럼 아침에 아이 학교를 데려다 주었습니다.
아이는 아직 pre-school이라 교실 앞까지 엄마가 들어갈 수 있어 오늘도
교실 앞에서 잘지내고 이따 보자는 인사를 하고 막 일어서서 뒤돌아 섰는데
뒤에서 일본엄마와 아이가 오고 있다가 저와 부딪혔네요.
자세히 표현하자면 부딪힐뻔 했습니다.
아이가 넘어진것도 아니고 어디 아프다고 한것도 아니고 그냥 제가 뒤돌아 서면서
아이의 큰 가방과 부딪혔고 순간 무의식적으로 몸을 피했어요.
그래도 아이가 혹 놀라지 않았을까 싶어 계속 아이를 살피며 쏘리~를 되풀이 했죠.
그런데 그 일본엄마의 표정이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부딪힐때도 헤이헤이...하면서 매너없게 굴더니 제가 쏘리를 하는데도 저를 어찌나 무섭게 흘겨보던지...
그리곤 자기아이 반으로 가더라구요.
전 정말 그런 표정의 외국인은 처음 봤습니다.
너무도 황당한 저는 그 자리에 서서 그엄마를 계속 쳐다보았습니다.
교실로 향하던 일본엄마도 계속 뒤를 돌아보며 아이에게 뭐라뭐라 얘길 하더군요.
월요일 아침부터 정말 맘 상했습니다.
솔직히 따져보면 난 앉아서 우리아이와 인사를 했고 그자리에서 일어나 두어걸음 걷다가
뒤로 돌았으니까 결론적으론 그 사람들이 내길을 방해한게 아닌가??
내가 아시아인이라 그랬나?? 내인상도 그리 만만한 인상이 아닌데?? 기다렸다 한마디 하고 갈까??
별별 생각을 다하며 학교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5분이 지나도 안 나오길래
그냥 집으로 와 이렇게 글 남깁니다.
전 그엄마 얼굴 기억합니다. 학교에서도 몇번 봤구요.
길거리에서 마주친 사람도 아니고 같은 학교 학부모라면 앞으로도 계속 마주칠텐데 어떻게 나를
그렇게 경멸하는 표정으로 그것도 내가 계속 사과를 하는데 아무말도 안하고 갈 수가 있나...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에 아침부터 기분이 엉망이네요.
댓글목록
꿀돌님의 댓글
꿀돌 (anneseoul)
헐... 정말 그런 사람 첨 보네요.
전 일본에서 2년 살다왔는데 일본에서 그런 사람 한번도 본적이
없거든요.
오히려 부딪히기도 전에 하도 스미마셍 스미마셍 하며 인사들을
해대서 정말 슈퍼 한번 다녀오면 인사를 한 10번 이상씩은 하고 오는거 같애요.
제 유모차가 지나가면 자전거를 길 옆으로 세우고 기다려주고
보통 그랬거든요.
물론 일본인도 인간인지라 갖가지 사람들이 있겠지만
오늘의 저 주인공은 아마 어딜 가도 저러실 것 같군요.
그러니 너무 분노하지 마시고 맞짱 떠봤자 똑같은 인간으로
남 좋은 구경만 시킬테니 그냥 잊어버리세요.
살다보면 별 그지같은 일들이 생기기도 하잖아요.
표현이 너무 저급스러운가-_-;;
아무튼 신경쓰지 마시고 싹 잊어버리세요.
Ky님의 댓글
Ky (kyongpar)
이렇게 부딛혔을 경우, 누가 잘못한 건지 분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쏘리"를 먼저 하시면, 내가 잘못했다는 걸 인정하는 게 됩니다.
차라리 사과를 먼저 안 하시고 인상을 쓰고 계셨더라면 그 쪽에서 "쏘리"를 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에요.
월등맘님의 댓글
월등맘 (nica410)
글쎄요...Ky님 말도 일리는 있지만 그래도 일단 부딪혔으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말이 "쏘리"잖아요.
그것도 아이와 부딪힌건데 거기서 인상쓰고 있었더라면...^^
저역시 외국에서 유학생활을 좀 해서 "쏘리"라는 말이 그냥 자연스럽게 나온거지 내가 잘못해서 쏘리한건 아닌데...
그 아줌마는 내가 잘못해서 한거라 생각 했을까요??
그것도 국제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엄마가?? 만약 그렇다면 진짜
독특한 분이신것 같아요.
암튼....내일 아침에 마주치면 날 어떤 표정으로 보나 기대하고
있습니다.
꿀돌님...표현이 너무 속시원 했습니다...^^ 감사!!
Ky님의 댓글
Ky (kyongpar)
이런 일 몇 번 겪고 나면 "쏘리" 란 말 먼저 하기가 참 싫어 지더군요. 얼마 전에 MRT 입구에서 제가 먼저 카드를 찍고 나가려는 차에 반대쪽에서 초등 1,2학년 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다다다 뛰어와서 카드를 찍고 들어오려다 저랑 부딪혔어요.
저야 어른이고, 천천히 나가는 참이었고 그 아이는 얼른 들어가려는 마음에 마구 뛰어오다 부딪혔으니 놀라기도 하고 아프기도 더 아팠겠죠.
뻔히 그러리란 걸 알면서도 "쏘리" 가 바로 안 나오고 일단 그 아이가 괜찮은지, 그 상황에서 내가 실수한 건 없었는 지 냉정하게 상황 판단을 하고 있는 제 자신을 보며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옛날에 다까시마야에서 아이를 안고 가다가 맞은 편에서 역시 아이를 데리고 오던 엄마랑 부딪혀서 가볍게 "쏘리"했다가, 그 여자가 내가 잘못한 줄 알고 조심하라고 쏘아 붙이길래 그 자리에서 쌈닭처럼 싸웠던 기억도 있구요. 그 여자가 쇼핑백 바리바리 들고 음료수까지 들고 걸어가느라 자기 아이가 엄마 따라가려고 서두르다 제 가방에 부딪혔었거든요.
살다 보니 별일들이 다 있습디다. ^^
맛깔님의 댓글
맛깔 (karchizorim)폭설이 한번 내렸었군요. 그렇게 지나가세요. 햇살이 비치면 다 녹기 마련이니까요. 늘 화창한 날 되세요~! 아자아자~!
조이님의 댓글
조이 (joycegoh)
저는 이런일 솔직히 같은 한국 엄마한테서 당한답니다.
가끔 예의 없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런거 보면 국적과는 상관없이 개인의 문제겠죠.
그러려니 생각하고 그냥 소리 크게 지르고 풀어 버리세요.
당한 사람만 억울하지 상대방은 아마 자신이 무슨 행동을
했는지도 모를겁니다. 그런사람한테 화가나는건 그냥
우리의 시간낭비 인지도 모르겠네요.
Joy님의 댓글
Joy (askadi)
살다보면 그런날 있잖아요. 잘 차려입고 나왔는데 새똥에 맞는다던가~ 개똥을 밟는다던가... 아님 오물을 뒤집에 쓰게 된다던가~~ 너무 지저분한가요? *^^*어쨌든 그런 일들이 내 잘못 때문에 일어나는건 아니잖아요. 이해하려 들지 마세요. 그들의 이상한 행동들... 그냥 웃어 넘기자구요. 하하하~ 전 아직 유치하게도 이말을 믿는답니다.
'언젠가는 진실을 밝혀지고, 정의는 승리한다!' 참 유치하지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