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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기러기 할아비의 이야기-(15)
- 해녀 (diver2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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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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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에 저희집에도 저희 6남매에 외삼촌, 사춘언니, 오빠 등 번갈아 가면서 서울에 사는 저희집에 짧게는 1년에서 길게 3년까지 같이 살았었거든요.
그래도 왕년에 중국집 주방장을 잠깐 하셨던 아빠께서는 집에 있는 날이면 우리 6남매한테 짜장면이랑 탕수육을 보기좋~~게 아주 넉넉하게 만들어서 우리를 기쁘게 해 주셨죠~
친구라도 놀러오면 완전 짱~(요즘말로) 아빠였답니다.
모두 서울에 살고계셔서 자주 못뵈어서 너무 보고싶고 그러네요..
3년여를 홀로 기러기아빠 생활을 했던 울 남편도 그동안 완전 반 요리사가 되었더군요.
지난 제 생일날 새벽시장가서 감시(감성돔의 경상도 사투리)한마리 큰거 사서 미역국을 끓여주더군요.. 결혼 12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바다가 가까운 지역이여서인지 그동안 혼자 수도없는 생선을 사다 회도 치고 찌개도 끓여먹고 했었는지 생선 만지는건 저보다 더 잘하고 생선 굽는거나 찌개 끓이는것도 거의 수준급이 되어서 이젠 제가 요리할때 조금 눈치(?)도 보일 정도랍니다..^^
그래도 혼자서 밥하고 설거지하고, 것도 하기싫으면 나가서 사먹고 했는데 제가와서 조미료 없는 밥 해주고 애들하고 먹고 하는게 너무 좋고 맛있다고 하면서 요즘 립써비스를 너무 자주해서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랍니다.
혼자 살다가 아버님 모시고 살아보니 집안일이고 밥하는게 어려운 일이라는거 알았다면서 유학가기전에 저한테 "집에서 뭐하노!!!" 라고 했던말 사과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은 장볼때나 주말에 밥할때 같이 도와가면서 한답니다.
떨어져 있던 기러기 생활이 가족이 떨어져 있다는 안좋은 면도 있지만 이렇게 가족이 소중하다는 걸 알게해준 귀중한 경험이 되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할머니 생각을 하시는 서생님의 마음이 너무 아름다운것 같습니다.
남편과 같이 나이먹어간다는게 어떤건가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 같구요.
남편한테 꼭 서생님의 글을 읽어보라고 하고싶네요~
어서 빨리 할머니의 건강이 돌아오시길 바라겠습니다.
참..여자는 나이 먹어서도 예쁜거 보면 좋아하고 사고싶고 그러는것 같아요~
할머니한테 예쁜 머리핀이라도 사주시면 아주 좋아할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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