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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중년에 여자
- 에라디혀~ (nobud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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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15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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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줄엔 애들 키우기만도 벅찼고
40줄이 되니 이제 쬠 쉴만한데 애들은 슬슬 말 안듣고,
50줄엔 애들도 떠나고 갱년기 증상 오고...사는게 외로바
다들 그래왔다고 하시더군요.
제가 님 병명 아는데요. 주부 만성 직업병예요. 하하하 (제가 지은 것)
반복되는 무료한 일 이제 염증날만도 한데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고...
직장 다닐 때도 지긋지긋해지는 포인트 몇 년에 한 번씩은 느껴지는데 평생직장 주부는 관둘 수도 없고 달달이 월급 나오는 맛도 없고 맘에 안드는 멤버를 갈아버릴 수도 없고 그 조직 그대로~ 쭈욱 50년 이상 가야잖아요.
반도 안가서 힘들다면 안되죠. 앞으로도 갈 길이 먼데. 힘 내자구요. 아자아자!
처방전 알려드릴게요
집에서 띰띰해~ 하며 축 늘어져 남편에게 전화하지 마세요. 안 반가워요. 남편도 직장생활 즐겁게 하는 사람 몇이나 되겠어요. 그런 곳에 전화걸어 내 하소연 해봤자 곱게 들어줄 남편 없어요. 자기 코도 석잔데.
일단 어학원이나 헬스 하나 뚝 끊으세요. 오롯히 내 몸이나 머리에 도움될 일로, 그리고 매일 나갈 수 있는 일로....돈이 아깝다시면 일년치 내 생일선물이라 명하세요. 우울증 치료제 라고 해도 좋구요. 우울증 이건 신경외과에서도 장기적으로 치료하는 질병이라 병원비 많이 든다고....ㅎㅎㅎ 뭐든 투자는 필요한거 아니겠어요? 맘 먹기 나름이고.
주부들은 비쌀 수록 들인 돈 아까워 꼬박꼬박 잘 다니는 경향이.
매일 규칙적으로 집 밖에 나가는거예요. 암탉이 바깥으로 매일 돌아야 숨풍숨풍 건강한 알도 낳고 그 병아리들도 엄마 닭 따라 건강해지는 거죠.
얼음물과 카메라 들고 출발~
헬스장이나 학원에서 새 친구도 사귀고 새로운 거리를 걷고 새로운 바람을 쐬며 싱가폴 모습도 카메라로 담아요.
어디론가 매일 나간다는 것. 아침에 안하던 화장도 하겠죠? 스케줄이 있으니 아침도 일찍 시작하겠죠? 집에 와선 복습도 하겠죠? 내가 듣고 본 것을 가족들에게 말해 줄 새로운 화젯거리가 생기겠죠? 카메라엔 내가 다니던 길, 새로 신은 내 신발, 친구 얼굴, 선생님 얼굴등을 마구마구 재밌게 찍어요. 나중엔 큰 추억이 된답니다.
그리고 절대로 남편에게 먼저 전화하지 마세요. 매일매일 마누라가 바쁜 것 같으면 남편이 궁금해서 먼저 전화하게 되어 있어요. 연애할 때만 밀고당기기가 필요한 건 아니예요.
힘껏 튕겨보자구요." 나 바뻐!"
반응 없으면.... 접죠 뭐 --;;
해 떨어진 저녁에 나가는 것은 저도 별로예요. 흥도 안나거니와 거리도 지쳐있어서 내가 받을 에너지가 없어요. 맘이 구질구질 할 때의 음주는 내 몸에도 좋을 것 하낫도 없고. 햇볕 짱짱할 때 서너시간 나가서 과일슬러시같은 이왕이면 몸에 이로운 것 사드시며 걸어보세요. 가끔씩은 싸구려라도 애들에게 줄 머리핀이나 필기구등을 선물로 사보세요. 싸고 질~긴 것 ^^ 귀가 후 엄마 없는 동안 잘 지내준 선물이라며 꺼내놓으면 애들이 서로 자기거라고 좋아해요.
밖에 있을 땐 애들 전화도 가급적 받지 마세요. 몇 시까진 귀가하겠단 말씀만 하시고 그 시간을 편히 즐기도록 노력해보세요. 한 끼 굶는다고 어떻게 되는 건 아니잖아요? 일부러 굶을 때도 있는데...처음만 난장판이지 규칙적으로 하면 엄마 없는동안 형제서열도 잡히고 자기들 용돈으로 먹을 것도 사 먹고 책상 정리도 해놔요. 엄마 귀가했을 때 인정 받으려고.
우리 부모님들 세대엔 십남매씩 지내도 각자 포지션이 다 있고 장남 말에 꿈쩍도 못했던 것처럼...대신 집에 오셔서는 엄마의 책임을 다하셔야죠.
엄마도 가끔은 바쁜 사람. 내 시간이 필요한 사람, 가끔은 힘들어서 푹 늘어져 쉬고싶은 연약한 여자라고 인식시키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슈퍼우면 흉내는 내지 말자구요 어차피 안될거.
최선 처방은 수입이 있는 규칙적 생활이 가장 좋지만 타국에서 여의치도 않고 할 땐 위 방법도 작게는 한 달, 길게는 육 개월치 효과가 있어요.
한참 뒤 "내가 너희를 어찌 키웠는데" "난 당신만 보고 살았는데 나한테 왜?" 이런 씨도 안먹힐 말은 안하도록 내 스스로가 내 가치를 올려보자구요. 엄마들이 애들에게 잘 쓰는 말 중 하나 있죠? "배워서 남 주냐? 남 주냐고!"
엄마들부터 뭔가를 배우기 시작하면 마인드도 긍정적으로 바뀌고 생활도 활기차게 되는 것 같아요. 물론 건강도 따라오고 가족들에게도 생기차게 대하죠. 엄마가 바뀌면 가족이 모두 바뀝니다. 애들 튜션 하나 빼서 엄마가 사용하세요. 그 시너지는 생각 이상 입니다.
일 년에 하나씩은 하고 싶은거, 배우고 싶은거 하고 살자는 자칭 한국~ 특파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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