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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년 10개월 싱생활 접고 귀국, 그리고 두달...첫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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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녀 (diver2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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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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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싱가폴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분들께서 귀국후에 아이들이 어떻게 적응할지에 대해 궁금해 하실것 같고, 저 또한 궁금했었고, 또 남아있는 지인들도 궁금해서 전화하고 하던터라 이렇게 글로 남겨놓으면 많은 분들께서 참고가 되고 안심(?)이 되지 않을까 해서 글을 올리기로 했습니다.
저희는 3년전에 초등 2,1, 유치원생인 아이들과 유학생활을 시작했고, 3년여를 공립학교를 다녔으며,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와서 5,4,2학년으로 제나이 잘 찾아 다니고 있습니다.
싱가폴에서의 저희 가족은 너무나 좋은 주인만나서 아무 문제없이 잘 살았고, 또 좋은 싱가폴 이웃, 한국 이웃, 좋은 학교 등등 좋은 기억이 많습니다.
귀국한 다른분들과 다른점이 있다면 시아버님의 건강상의 문제로 전에살던 경기쪽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경남쪽의 시골에 있는 전교생 110명밖에 없는 시골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처음엔 이 지역에서도 시내에 있는 제법 명문 초등학교에 입학하려고 문의를 했으나 다른 지역에서 학교를 다녔었기 때문에 그 학교에서 전학관련 서류와 유예했었다는 증명서 등등을 직접 떼어와야 하며, 서류가 통과할지도 모르겠지만 통과가 되도 학년평가를 봐야한다면서 불법유학에 대한 얘기를 하더군요.. 더 말해봤자 맘만 상할것 같아서 고민끝에 집에서 가까운 작은 초등학교에 문의를 한 결과, 모든 절차는 학교에서 다 처리해 줄수 있으니 당장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오라는 말에 기쁜 맘으로 아이들을 입학시켰습니다.
지금 다니는 학교장님의 교육관은 배우겠다고 남의나라든 어디든 가는 학생 말리지 않으며 또, 배우겠다고 우리학교로 오겠다는 학생 또한 아무 조건없이 받아준다는 아주 열린 생각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물론 모든 학교가 다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교장 재량에 따라서 입학하는게 쉬울지 어려울지 결정이 난다는게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그렇게 입학하고 한달여를 다닌 지금 2학년에 다니는 막내녀석은 일기쓰기와 독서록 쓰는것을 제외하고는 잘 따라가고 있고, 4학년인 딸아이는 사회와 과학에서 어려운 글자에서 막혀서 이해하는데 한참 걸리고, 5학년에 다니는 큰아들만 약간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격고 있습니다. 싱가폴에서 제일 친했던 싱가포리언 친구와 헤어지고, 오자마자 어려운 5학년 과정을 갑자기 하려니 아직은 부담감이 큰것 같습니다.
싱가폴 학교에서는 내주지도 않던 일기쓰기와 독서록 등등... 처음에 막내가 일기쓰기가 너무 힘들다면서 학교를 바꿔달라더군요.. 그래서 다른학교도 다 써야한다고 하니깐 싱가폴학교 얘기를 하면서 거기서는 이런거 안했는데 여기는 왜 해야하냐면서, 그래도 선생님 숙제라서인지 울면서 끝까지 쓰긴 썼습니다.
사실 싱가폴에서 올해 말까지 1년을 더 생활하려고 계획했다가 갑자기 귀국을 하던터라 한국초등학교 공부를 전혀 준비하지 않고 귀국을 했기 때문에 한글맞춤법이라던가 모든 교과과정이 아직은 미숙한 단계입니다.
그러나 다른 여러 학교생활에서의 적응이나 친구들과의 생활 등은 너무나 만족하고 있어서 만약 유학생활을 오래한 학생이나 한국에서의 적응이 걱정되는 분들은 시골초등학교에서 1년정도의 적응기를 거치면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학생수도 한반에 15~20명밖에 안되기 때문에 선생님께서도 아이를 잘 지켜볼 수 있고 (어떤학교는 10명 미만도 있답니다 ) 너무나 밝고 순진한 시골아이들과 친구로 지내면서 우리 아이들 또한 싱가폴에서의 그리움에서 빨리 벗어나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합니다.
귀국해서의 가장 중요한건 기다려준다는 것입니다.
큰 아이가 일기쓰는걸 옆에서 보던 아버님께서 한글 띄어쓰기와 맞춤법쓰기가 안되있다면서 한마디 한걸 듣고는 속이 상했는지 울더군요... 본인 스스로도 얼마나 답답했으면 할아버지 앞에서 눈물을 흘렸을지 짐작이 갔습니다. 유학생활을 같이한 저는 처음 영어를 배울때처럼 시간이 지나야 해결된다는 걸 알지만, 남편이나 할아버지는 영어 잘하는 만큼 국어도 당연히 금방 해결되겠지 하면서 아이들한테 기대를 하던터에 아이의 한글쓰는걸 보고 실망감에 일일히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왜이러냐면서 실망감을 나타내고 말았습니다.
옆에서 보던 저는 이제 귀국한지 두달밖에 안됐는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모든게 완벽해질수 있냐면서, 1년만 기다리자고 했습니다. 어차피 한국에서 살면서 다른사람과 한국말로 얘기하고 모든 간판이고 교과서고 한글로 되어있는데 그거 못따라가겠냐고요..
지나고나면 별거 아닌게 지금은 큰 일인양 아버님께서도 한숨을 쉬시더군요.
아이들끼리 있을때는 아직까지는 영어로 얘기하는게 편한지 쉴새없이 영어로 떠들곤 합니다. 가끔은 그냥 싱가폴에 있으면서 애들 편하게 공부시킬껄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들 생각하고 있는 가족은 같이 살아야 한다는 것... 3년여를 혼자 생활한 남편과 또 아빠없이, 남편없이 지낸 저와 아이들 모두 이제는 가족이 같이 살아야 한다는걸 여기 와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긴 유학생활이 저희 가족에게 준 선물인것 같습니다.
다음은 영어 테스트에 관한 글을 올리겠습니다.
두서없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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