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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 기러기 할아비의 이야기-(6)
- 싱~~ (kimys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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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01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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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우리아이들이 놀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불안한 것은 어쩔 수 없는 고질적인 병인거 같습니다. 한국의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도 하나하나 열거하면 이박삼일도 모자랄 듯 싶구요. 우리가 그렇게 살아왔듯 우리의 2세는 우리처럼 살지말라는 욕심으로 대학까지 10년을 영어와 씨름했어도 외국인과 한마디 말도 못하는 우리네 현실을 개탄하며 어린아이들을 이끌고 싱가폴까지 왔지만, 과연 잘 한일일까? 라는 의구심이 먼저 듭니다. 한국에 있는 남편을 생각하면 2년만 참자라는 忍을 가슴에 새기고 살고 있고 아이들이 영어실력이 하루가 모르게 늘어가는 것을 보며 오길 잘했구나 라며 스스로 위안을 삼게 되네요. 이것도 어찌보면 오고싶어 하는 부모들이 더 많지만 형편이 안되 오지 못하는 이들이 더 많은 것에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라도 하고 사는 것에 우리아이들이 선택받은 아이들중에 하나일 수 있다는 주문을 외곤 한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싱가폴에 이 싯점에 온 것에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경제적인 부분을 제외하구요(환율상승, 국내경기하강, 싱가폴물가상승등..) 싱가폴에 와서 모든것을 다 얻어갈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모든 욕심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우선 한국으로 귀국했을 때, 우리 아이가 어학연수를 오지 않은 아이들보다 영어를 잘 할것이라는 기대를 일단 버릴 것이고 한국에 있을 때보단 확실히 짧은 기간에 영어는 많이 아~주 많이 늘어갈 것이라는 확신은 듭니다. 그래서, 다른 욕심은 버리고 오로지 내가 얻어 갈 것에만 올인 하기로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 아빠와는 떨어져 있지만 이곳 생활에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진흙탕에서 놀아도 엄마와 함께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아이들의 기본적인 근성일 것이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 좋아 합니다. 그리고, 첨엔 문화적인 차이, 언어의 장벽때문에 힘들어 했지만 하루하루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살면서 이런 기회가 언제 있겠습니까? 부부지간에도 아이들이 8-10살전후이면 권태기도 슬슬 올때 쯤 되고 이때에 잠시 떨어져 그리워하는 마음 삭이며, 가끔 공항에서 만날때 연애할 때의 설렘으로 만나는 감정..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면 잘 모릅니다. 오히려 아이들도 아빠에 대한 소중함.. 더욱 절실해 지는 거 느끼기 때문에 아주 좋은 경험으로 다가옵니다.
이 모든 것이 길어지면 안되겠지요. 2년을 예정으로 왔기 때문에 2년이 채워지면 무조건 돌아갈 것입니다. 한국의 교육현실이 그렇다면 맞춰야지요. 그때가서 열심히 하면 뭔들 못하겠습니까? 이렇게도 살았는 데요..
두번은 못하지만 한 번정도는 월말 부부도 해 볼만 합니다.
싱가폴에서의 생활.. 지금은 힘들지만 돌아서고 나면 너무나 소중한 추억이고, 살면서 두고두고 그리워하게 될 것입니다. 기러기엄마(모두 통털어서요) 힘냅시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 지, 원 하는 것만 충실하게 얻어 갑시다.
서생님... 덥고, 외롭고, 힘들게 사는 엄마들에게 힘을 주는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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