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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감소에 대응하는 싱가포르 정부의 정책 (KOTRA 해외시장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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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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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미래를 보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의 자녀를 가져야 합니다. (To secure our future, we must make our own babies, enough of them)”
싱가포르 리셴룽(Lee Hsien Loong) 총리가 2019년 포브스 글로벌CEO 콘퍼런스의 마지막에 강조한 말이다. 즉 국가경제의 측면에서 인구 증가는 경제 성장의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출산율이 낮아지면 국가의 미래도 보장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이외 2022년도 총리의 신년맞이 연설에서도 결혼 및 출산 증가를 새해 소망으로 표현하는 등 싱가포르의 저출산 문제는 지속 환기되고 있으며, 싱가포르 정부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펴오고 있다.
낮아져 온 싱가포르 출산율
OECD에 따르면 한 국가의 인구 유지를 위해서는 최소 2.1명의 합계 출산율(TFR; 여성 1명의 가임기간 평균 예상 출생아 수)이 필요하다. World Bank의 2020년 합계 출산율(TFR) 통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출산율은 1.1명으로 한국(0.8명), 홍콩(0.9명) 다음으로 낮다. 싱가포르 전체 인구는 약 564만 명으로 한국의 1/10 규모인 도시국가임을 감안하면 국가의 운영에 있어 출산율의 감소가 상대적으로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
싱가포르는 한국과 출산율 감소 양상도 비슷하다. 1960년 합계 출산율 약 6명에서 급격하게 떨어지며 1977년부터 이미 출산율이 1명대를 유지하며 최소 인구유지 출산율인 2.1명이 채 되지 않는 상태가 지속되었고 이후 2020년 1.1명에 달하기까지 완만하게 감소해왔다. 연간 출생아 수도 1990년대까지는 4만 명대였으나 2020년에 들어서는 3만 명대로 감소하였다.
인구구조의 변화
출산율 감소에 따라 인구 구조도 변해왔다. 유엔인구기금(UNFPA)의 2022년 세계인구현황 보고서(State of World Population 2022)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0~14세 인구 비중은 이미 12%로 한국, 일본과 함께 세계 최하위 수준이며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5%로 한국(17%)과 같은 고령화 사회이다. 싱가포르 통계청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30년까지 23.8%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구의 성별, 연령대별 분포를 나타낸 인구피라미드 상에서도 한국과 싱가포르는 그 모양이 비슷하다.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결과는 이미 실생활에 나타나고 있다. 최근 싱가포르 교육부는 총 18개의 초등, 중등학교를 9개로 통폐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21년 7월) 싱가포르 내 아동 연령층이 줄어들면서 학교 운영 등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 계획에 따라 오는 2024년까지 현존하는 8개의 초등학교가 4개로, 10개 중학교가 5개로 반절 줄어들 예정이다. 또한, 고령인구가 많아지면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는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GST(상품서비스세) 인상 등 세입확보가 불가피하다고 언급(’22.8.), 2023년부터 GST가 기존 7%에서 8%로, 2024년 9%로 매년 1%p씩 인상될 계획이다.
싱가포르 정부의 대응: 출산 및 결혼 장려 정책, 개방적 이민정책, 생산성 증대 정책
1) 출산 및 결혼 장려 정책
싱가포르는 80년대부터 출산율 감소가 초래할 경제 및 국가보안 악영향에 주목하며 일찍이 저출산 대응 정책을 펴왔다. ‘결혼 및 부모 지원 정책(Marriage and Parenthood Packages, 1987~)’ 등으로 출산 장려금, 세금 환급, 육아 보조금, 공공주택 입주 우선권 등 출산 장려 인센티브를 제공해오고 있으며 이외에도 외국인 가사도우미(Maid)를 활용하게끔 하여 육아 부담을 낮추고 있다.
출산보다 앞서 결혼을 늘리기 위한 지원도 있다. 싱가포르에서도 결혼 후에 출산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싱가포르 통계청에서 10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 싱가포르 인구조사보고서(Cencus of Population 2020)에 따르면 2010년에서 2020년 사이에 모든 성별 및 연령대에서 독신 비율이 증가하며, 출산율 감소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직접적으로 미혼 남여의 매칭을 돕는 온라인 사이트 SDN(Social Development Network)를 운영하는 등 결혼을 장려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이 싱가포르 정부는 결혼 및 출산을 위한 재정적 지원, 일-가정 양립제도를 운영하는 동시에 가정친화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민 개인, 고용주, 지역사회에서도 각자 국가 주체로서의 역할을 다하기를 촉구하고 있다. (자료: 싱가포르통계청 'Population in Brief 2022')
2) 개방적 이민 정책
80년대부터 지속된 결혼 및 출산 장려 정책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의 출산율은 한국과 비슷하게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절벽에 직면할 상황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현재 싱가포르 인구는 564만 명 정도이며, Population Pyramid의 전망에 따르면 2100년에도 573만 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싱가포르의 이민정책 때문이다. 오늘날 싱가포르 전체 인구 564만 명 중 63%에 해당하는 355만 명만이 싱가포르 국민이고 52만 명은 영주권자이다. 이 외에 약 28%에 달하는 나머지 인구는 싱가포르에서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이다. 싱가포르 총 인구 수 대비 싱가포르 국민(Citizen) 비중은 1990년 86.1%에서 2022년 63%로 작아지는 가운데 싱가포르 내 영주권자(PR)와 외국인(Non-resident) 비중은 확대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1년 총리 직속 인구전략 부서로 '국가인구재능부(National Population and Talent Division)'을 구성하였고 2013년 '인구 백서(Population White Paper for a Dynamic Singapore)'을 발표하였다. 인구백서는 2030년까지의 싱가포르 인구구조 및 이에 따른 경제 변화에 대한 로드맵으로, 해당 보고서는 인구감소 및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국의 생산인력의 유입과 이민의 필요성에 대한 당시 싱가포르 정부의 견해를 담고 있다. 여기서 본문 첫 부분에 인용한 리셴룽 총리의 말로 돌아간다.
“우리의 미래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의' 자녀를 가져야 합니다(To secure our future, we must make our own babies, enough of them)”. 여기서 ‘우리’는 싱가포르 국민을 말한다. 뒤이어 리셴룽 총리는 "싱가포르 국민의 출산율을 2.1명(인구유지를 위한 최소 출산율)까지는 아니더라도 2/3 수준인 1.3명~1.4명 정도로 높일 수 있다면, 전체 GDP 생산량 또한 2/3 수준은 싱가포르 국민이 생산하고 나머지 1/3만큼은 외국인(Non-Resident)을 통해 생산하도록 하면 된다"고 덧붙이며 경제성장과 이민자 수 간의 균형에 대한 의견을 내비쳤다.
3) 경제구조 생산성 증대
싱가포르는 인적자원 외에는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도시국가이다. 따라서 인구감소로 인한 시장 및 경제의 위축을 막기 위해 정부관리 하에 외국인을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싱가포르 경제의 생산력 증대에 초점을 두어 미래 국가경제 발전 전략을 세우고 있다. 2022년에는 ‘싱가포르 경제 2030 계획(Singapore Economy 2030)’ 수립, 서비스업·제조업·무역·기업으로 영역을 나누어 각 분야에서의 생산력 확대 방안 및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 2030년까지 제조업 부가가치를 50% 성장시키기 위한 10개년 중장기계획인 “Manufacturing 2030” 를 발표하였다. 이에 따라 반도체, 바이오메디컬 등 첨단제조 분야 글로벌 기업의 본부, R&D센터 등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가치사슬(GVC) 내 고부가가치 단계로서의 포지셔닝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ICT 혁신 기술 및 솔루션을 통해 싱가포르가 직면하는 ❶생산성 향상, ❷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 ❸노령화 인력 지원, ❹국가 정체성 강화 등을 해결하기 위한 ‘스마트네이션’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스마트네이션' 계획 하에서 지난 4년 동안 ICT 분야에 약 126억 싱가포르 달러를 투자하며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디지털 경제 관련 업계와 협력을 위한 인프라 등을 마련하였다. 또한 ICT 부문에 최대 38억 싱가포르 달러를 추가 투입할 계획이며 정부 디지털 서비스 혁신 및 인프라 재설계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첨단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의 투자유치와 경제 생산성 확대는 결국 고숙련 전문직 외국인 생산인구 유입으로 연결되며, 우수한 인력이 싱가포르에 제공하는 기술과 경험 등을 통해 다시 더 활발한 경제, 양질의 삶, 그리고 싱가포르의 출산율 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시사점
싱가포르에서도 저출산 문제는 해결해야할 당면 과제이다. IMF에서 발간한 싱가포르 저출산 대응 정책에 관한 보고서(Lessons from Singapore on raising fertility rates)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80년대부터 40년이 넘게 출산 장려 정책을 운영해오고 있지만 합계 출산율은 1.1명 수준이다. 싱가포르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국가경제 위축을 막기 위해 외국인의 이민을 관리 하에 받아들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싱가포르 국민의 정체성과 경제 주도권을 지키면서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생산성 높은 경제구조로 나아가고자 하고 있다.
한국과 싱가포르의 출산율 감소 추세는 비슷하지만 두 국가를 동일시 하기에 민족구성부터 국가규모, 정치구조, 사회, 언어 등 여건이 아주 많이 다르다. 싱가포르는 전체 인구가 한국의 1/10 수준인 도시국가로 국토 면적도 서울시의 1.2배 정도이다. 또한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등으로 구성된 다민족·다문화 국가이며 영어가 공용어이다. 부동산 및 주거 환경도, 기업 구성 및 노동 시장도 다르다. 따라서 출산율 감소의 이유도 다를 수 있고, 해결 방안도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저출산 이슈를 공유하는 국가로서 싱가포르의 저출산 현황 및 정책, 그리고 이로 인한 비즈니스 기회의 변화에 주목해 볼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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