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놀이동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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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밑에 분이 영남 사물놀이의 별달거리 얘기하셔서 제가 좀 더 재밌는 말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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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예사랑 (arton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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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6-05-20

본문

  이 앞 글에 쓰여 있는 영남 사물놀이의 풍년 기원 사설은 진주삼천포12차 농악의 별달거리 과정에 포함되어있습니다. 이런 사설의 의미와 재미를 부여해 보자가 이 글의 목표가 되겠습니다. (__)
  이 영남 사물놀이의 사설은 과거, 풍년이 행복의 조건 - 요새처럼 수십억의 돈과는 상당히 다른 의미랍니다 *^^* - 이였던 시기에 만들어진  사설입니다. 이런 종류의 사설이 대단히 많은데요, 그 중 풍물 = 농악이라는 과거 개념과 무대에서 무난히 쓸 수 있는 사설을 고른 것이 이 영남 사물놀이에 있는 사설입니다. 김덕수패=한울림에서 주로 쓰는 사설이기도 하구요, 사물놀이하면 의례히 떠올리는 부분 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사물놀이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지요. 이 사설의 발생지인 경상도에는 많은 사설이 있는데요, 그 중에는 이런 것도 있습니다.
  
  정첨지 궁딱궁   개기름 발라 궁딱궁
  행님요 행님요   우찌우찌     사는교
  말뮈고 소뮈고   이래저래     산단다.

  가뭄이 오래되어서 마을 사람이 굶어 죽게 생겼는데 마을 유지놈 혼자만 잘 살겠다고 자기 곳간을 지키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이 나쁜 정첨지 때려 주자는게 첫줄이구요, 옛날 농경 시대에 말과 소는 현대의 자동차나 비행기, 트랙터보다 훨씬 큰 가치가 있습니다. 그것 없으면 농사도 못짓고 목돈도 못 마련하니까요. 식구 목숨이 위험하기 전에는 없애지 않는 것이 둘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말과 소, 또 다른 하나는 내년 농사에 쓸 종자입니다. 뮈고라는 말은 경상도 사투리로 이 말과 소를 잡아 먹는다는뜻입니다.

  콩꺽자    콩꺽자    두렁넘어 콩꺽자
  암도깨비 숫도깨비 아들낳고 딸낳고

  콩꺽자는 무슨 뜻인지 아시는 분이 당연히 없으실 겁니다. 설마 콩농사면 제가 이렇게 말 안하겠죠^^? 우리 나라에서 콩농사를 주로 짓는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이렇게 노래를 만들어 부르겠어요 *^^*
  예로부터 외적의 침입이 잦았던 우리 나라는 농민이 향토예비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외적이 침입해도 막아낼 특별한 병기가 없었습니다. 대단히 비싸고, 또 관리들 입장에서 볼 때 그런 무기는 반란을 일으키는 도구로만 보여서 무사가 아닌 일반인은 가지지 못하게 했던 거죠. 그래서 가장 애용했던 병기는? 죽창! 그리고? 낫, 호미. 그럼 활대신 사용하는 것은? 마을 입구 쯤에 있는 돌들. 서낭당 앞에 잔뜩 놓여있는 돌들도 그 중 하나랍니다. 이 콩이라고 하는 것은 적장의 목을 의미하는 겁니다. 낫, 호미로 콩을 꺽듯이 적장의 목을 치자는 뜻이죠. 이렇게 풍물치고 노래부르면서 전의를 다지는 것이지요. 요새로 치면 군가와 비슷할 까요?
  암도깨비 숫도깨비는 노동력이 곧 생활력이고 경제력을 의미하던 시절이라, 아이들을 많이 낳게 해 주십사고 비는 겁니다. 무슨 얘기인 줄 쉽게 이해하셨을 겁니다. 유사한 사설 몇 개로 예를 더 들자면
  
  별따자    별따자  하늘잡고 별따자(별달거리)
  솟아라    솟아라  퐁   퐁    솟아라(우물굿)
  어서치고 술먹자  두부국에 김난다(술굿)
  헤치세    헤치세  구경꾼도 헤치세(마무리하는 사설.)
  
  이 정도가 몇가지 가장 대표적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사설은 우리에게 별로 큰 의미가 없을 겁니다. 첫째로 생활에 다가오는 부분이 약하니까요. 단적인 예로 직접 농사지은 쌀로 밥해먹고 사시는 분 없으시죠? 마을 우물에서 물 퍼서 쓰시는 분도 없으실 거예요*^^* 그래서 요즘엔 의미화 붙이기를 연습하는 곳이 많습니다. 자기들 실정에 맞는 사설을 쓰기 위해서죠. 예를 들어볼게요. 과거에 풍년이 행복의 기준이였는데요, 이 풍년이 되려면 자연 조건이 맞아 떨어져야하죠.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태양과 물입니다. 태양은 항상 빛나는 것. 그렇다면 물은? 천? 호수? 강? 둑? 댐? 지하수? 비 오라고 기우제? 모두 필요하죠. 많이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물을 잘 다스리고 관리하는 것은 그에 못지않게.. 아니 오히려 더 중요한 일이죠. 그런 바램을 "뚫다"라고 표현할게요.하늘에 구멍을 뚫으면? 비가 오겠죠? 이처럼 수로을 뚫어라, 지하수를 뚫어라, 혈로를 뚫어라, 생로를 뚫어라, 기를 뚫어라... 이런 넓은 의미로 뚫다를 쓰게요. 땡기다는 끌어오다의 전라도 사투리 입니다. 즉, 물길을 뚫다, 끌어오다, 만들다 등의 의미이죠. 참고로, 물길이 뚫린다는 의미는 농사 뿐 아니라 교통편도 가능해지고, 이에 따라 교류가 생긴다는 것도 알아둘 만한 일이죠.

  뚫어라    뚫어라  물구멍을 뚫어라
  동해물도 땡기고 서해물도 땡기고
  백두산물 땡기고  한라산물 땡기고
  뚫어라    뚫어라  물구멍을 뚫어라

  민족음악원에서 쓰는 사설입니다.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의미를 제 처지와 관심에 맞게 해석하고 받아 들입니다. 동해물 서해물 운운하는 것은 지역감정으로 볼 수 있구요, 국제적 관점(제가 스케일이 좀 큽니다 *^^* )으로 보면 일본(특히 요새 독도 문제로 우리를 귀찮게 하고 있죠 *^^*) 과 중국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백두산물 한라산물 예기하는 것은 무엇이겠습니까? 그렇죠, 당연히 통일이죠. 이렇듯 의미는 자기 편하실대로 붙이십시오. 물은 가장 중요한 핵심 또는 문제라고 생각하시면 되구요, 물구멍을 살길 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시면 풍년 얘기하는 거 보다는 더 현실적으로 느껴 지실 겁니다. 하지만 이 사설은 모든 대중을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자기에게 좀 더 친밀감있고 유용한 사설을 만들어 보고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풍물 - 조상님의 지혜가 깃들어 있는 - 을 배우는 길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들어 본다면

공부 하세 공부하세 부지런히 공부하세
부모님을  공경하고 형제간에 우애하세(너무 급조한 태가 나나요 *^^*?)
뭉치세     뭉치세    한국사람 뭉치세   (물론 한국인만 있을 때 ^^;)

하는 이런 사설이 더 유용하고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이런 사설을 가지고 가락도 만들고 구호(월드컵 구호 기억하시죠? 10년 전부터 대학생이 쓰던 구호랍니다. *^^*)도 만들고, 삶의 규범도 만들어 가르칠 수 있답니다. 단순히 풍물을 두들기는 것 이상의 공동체 문화를 특별한 노력없이 풍물치는 과정만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이지요. *^^*
  지금까지 말씀 드린 부분을 보면, 서양의 타악과 우리 나라의 풍물은 차이가 많습니다. 풍물을 좀 더 즐겁게 배우는데 도움이 될까 해서 창피를 무릅쓰고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건승하십시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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