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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갈 날 잡아놓고..그냥 끄적..

페이지 정보

  • 민들레 (kih1006)
    1. 911
    2. 0
    3. 10
    4. 2008-10-15

본문

싱가포르라는 나라에 와서 생활한지도 벌써 1년하고 5개월이 지났네요..
오기전엔 많이 배우고 가야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왔는데
막상와서 한달, 두달.. 혼자 지내면서 점점 외로움이 밀려왔고,
싱가폴에 왔던 목적을 생각하기보다는 친구를 만드느라 급급했던 것 같습니다.
한국사람들도 만나보고..그러면서 외로움을 달래보려고했지만 사실 여기서 만난 분들하고 친해지는 것도 한계가 있더군요..
그러던 중, 그 사람을 만났습니다.. 지금 제 남자친구.. 이제 1년 조금 넘긴...
저에겐 참 많이 고마운 사람입니다.
친절함에 반해서..그리고 그 사람의 박식한 모습에 반해서.. 그렇게 그 사람을 만나기시작했고
우리는 점점 더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사랑하게되었습니다.

처음 한 두달은 마냥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곳 싱가폴 땅에서 매일 만날 수 있는 사람..부르면 나와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서로에게 조금은 익숙해질때쯔음.. 싸울 일이 한두번씩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사람의 친구들을 만날때마다 저를 옆에 앉혀두고 몇시간이고 중국말로 떠드는거하며..(참고로 전 중국어 못합니다) 약간 마마보이 기질이 보이는거 하며.. 그사람의 단점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고
싸울때마다..아 정말 다른사람이구나..문화적인 차이는 어쩔수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곤했습니다.
한국에선 남자친구와 싸우면 그나마 친구들과 수다떨면서 풀수라도있는데 여기선 싸우고나면 더 외롭게 느껴지곤 했던 것 같네요..

그래도 쉽게 헤어지지 못하고 1년 넘게 거의 매일 만나며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쪽 집에선 저를 거의 며느리감으로 생각하고 계신상태구요..
그런데
저는 그 사람하고 결혼할 수가 없네요...그냥 그동안 싸우면서 혼자 감당해야했던 힘듦..외로움
이런게 잘 잊혀지지가 않아요.
한국에 가야할 날짜가 정해지고 이제 싱가포르에서 보낼 시간이 얼마 안남았는데
참 착잡합니다
이 사람을 아직도 좋아합니다..아니 그냥 정든건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결혼은 못할 것 같아요. 한국에 가면 연락을 끊고 자연스럽게 헤어지려고 생각중입니다

제 주변에선 그럽니다.
이용만 하다가 한국오게되고 필요없어지니까 버리는거냐고..
그런얘기를 들으면 참 속상합니다.
물론 외로워서.. 그사람 붙잡고 있었는지도모릅니다.  그치만 이용했다는 얘기를 들으면 마음이 참 아파요.. 이 사람도 내가 이용했다고 생각할까봐.... 맘이 아프네요
적어도 이사람을 좋아했던 마음은 진심이였는데.. 이사람때문에 울기도 참 많이울고 힘들었는데..
그냥 한국가고 헤어지면 그게 다 제가 이용했던게 되어버릴까봐... 겁이납니다.

그저 한국갈 준비하다가.. 혼자 끄적여봅니다..
싱가폴사람만나서 사랑키우고 계신 모든 분들
어찌보면 참 부럽답니다.. ^^
모두 이쁜 사랑하세요...

댓글목록

하늘이님의 댓글

하늘이 (heeye)

그 동안 서운했던 감정,문화적 차이로 오는 소외감 등등 남친분이랑 대화 해 보세요. 그냥 한국 가서 연락 안 하고 만나지 않음 헤어지는구나..그렇게 하지 마시구요..그 동안의 일로 의무감때문에 결혼은 할수 없지요. 다만 관계를 확실히 정리 하고 가시는게 서로에 대한 예의 인거 같아요.
남친분쪽에서 느끼는 감정또한 님이 모르는게 있을 수 있거든요.

April님의 댓글

April ()

하늘이 님 의견과 같습니다.
가시기 전 미리 이야기를 하고 가는게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Joey님의 댓글

Joey (lej0626)

님 얘기 뭔지 가슴으로 이해가 갑니다.
국제결혼은 같은 나라 사람 만나는 것보다 두배는 더 힘든일인것 같아요. 그만큼 상대방을 사랑해서 모든것을 극복할 자신이 없다면 힘든선택이 될수 있겠지요.
남친분하고 진지하게 얘기를 한번 해보세요.
그리고 님이 진실한 사랑을 하셨다면 남친분도 님을 오해하진 않을거예요.

being님의 댓글

being (michelle1024)

민들레님 맘, 이런 글 쓰신 맘 충분히 이해 됩니다. 전.
하지만, 전 굳이 문화의 차이라고까진 얘기 안하고 싶네요. 그사람이 그런 성향의 사람이었던것일 뿐이죠.
그리고, 길게 생각해도 이렇다할 딱 부러질만한 결론을 내긴 힘들겁니다.
주변에서 하는말 너무 신경 쓰지마세요. 언제나 전체중 일부만 아는 '주변사람들'은 전체를 볼 수 없는거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상대방도 몰라 줄 수도, 혹은 오해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이 모든 상황은 혼자 만들어온게 아니라 두사람이 그렇게 만들어 온거니까, 자책할 필요도 없다고 봅니다.

근데, 한국으로 완전히 돌아가시는건가요?
멀다면 먼거리겠지만, 그렇다고 절대로 못갈 거리도 아닙니다. 한국과 싱가폴.
맘만 있으면, 저 멀리 유럽에서도 미국에서도 아프리카에서도 찾아가 만날 수 있는 거구요. 요점은 그만큼의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 인거겠지요. 둘중 하나? 또는 두사람 모두?

마음 편히 가지시고, 남은 싱가폴에서의 시간 마무리 잘 하실 수 있으시다면 좋겠네요.

민들레님의 댓글

민들레 (kih1006)

좋은 말씀들 감사합니다.
한국에 가기 전에 남친에게 제 솔직한 감정을 얘기할 생각이에요..사실 꺼려졌었는데.. 아무말도 안하고 훌쩍 떠나서 연락을 끊어버리는건 너무 이기적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냥 정말..문화적인 차이 둘째치고 둘이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많이 싸워서 이제는 싸워도 그러려니.. 신경도 안쓰고.. 그냥 시간 좀 지나면 누가 사과하거나 그러지않아도 자연스럽게 다시 만나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지내고..
그런데 그러면서 서로 점점 더 포기하고 더 멀어진 것 같아요.. 이사람은 어차피 날 이해못해주니까 얘기할 필요 없어.. 그러고 그냥 혼자 삭히고..
암튼 그냥 혼자 넋두리 한 거였는데 좋은 의견들, 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따뜻한 말씀들 감사합니다. 모두들 행복하세요..^^

...ing님의 댓글

...ing (dahye)

너무나 맘이 가는 글...ㅎㅎㅎ 저도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남친 친척들 만나면 중국 말 하잖아요..그러면 저 밥먹다가 제대로 체해요...그렇다고 중국말 하지 말라고 그럴수도 없고요, 저희가족들도 뭐 한국말 하니까요...마마보이??흐흐흐..저 남친도 마마보이 끼가 있는데요...뭘.. 전 별로 심각하게 안 받아들이고, 가끔 마마보이라고 약올리고 뭐 그래요...
얘기의 요점은 여기 국제 커플 다 비슷비슷한 상황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떻게 받아들이고야 하는 게 문제인거죠..
스마일 ^_____^

Rusty님의 댓글

Rusty (schna78)

반대로 뒤집어서 생각 해 보세요...

마마보이... 배우자 선택시 상대자가 어떻게 부모를 대하는지 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마보이를 떠나서... 부모를 공경하고 부모말 잘 듣는게 굳이 단점이라고는 볼수 없지 않나요? 참고로 부모한테 막대하고 버릇없이 구는 건 좋을거 하나도 없죠...

중국말로 대화... 상상해 보세요... 님이 남친분 한국 뎃구 가서 님 친구들과 대면 합니다.. 님 친구들은 다 한국말 헐것이고... 그때 남친 기분 똑같은겁니다...

예네들도... 중국계 싱가폴리안들은 정말 친한 친구끼리는 중국어로 소통합니다... 이해 하셔야 해요.

감출수 없는 내면에는 중국인 피가 흐르는걸요...

살면서(결혼후) 제가 자주 얘기하는 문화적 차이는 언어가 아니랍니다...

잘생각해보면... 한국인과 결혼해도 느낄수 밖에 없는 이질감 아닌가 싶습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이 같이 사는 문재이기에...

암튼... 결혼 하고 안하고 님 맘 가는대로 겠지만... 좀 더 신중해주세요...

그 사람도 싱가폴인 이기전에 그냥 하나의 사람입니다...

한국사람님의 댓글

한국사람 (s9707072)

다들 비슷하게 느끼시고 공감하시네요. 저 또한 그렇습니다. 다른 점만 보려하면 너무 이질감 느껴지고 외롭고 한데요. 또 좋은 점만 보다보면 우리나라 남자들보다 다정하고 가족, 부모 소중하게 생각하고 여자 존중해주는 등등 많쟎아요. 한국남자 만나도 또 안좋은 점 많이 보입니다. 우선은 한국에 가시기 전에 이런 부분을 속시원히 얘기하고 가심이 좋을 듯 하네요.

다들 저랑 너무 같은 생각에 기분이 좋습니다. 서로 위로하고 공감하면서 지내면 좋을 것 같아요.

제이님의 댓글

제이 (joycegoh)

문화차이는 엄연히 존재 합니다.  몇십년씩 다른 언어와 문화생활을 하다가 만났는데 없다면 거짓말입니다.  본인이 문화차이와 언어장벽을 뛰어 넘을수 있냐라는 것에 달려 있는거죠.  저도 국제 결혼을 해서 살면서 좋을때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던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부부사이에 나름대로 뛰어넘을수 없는 장벽이 생기는것은 어쩔수 없는 일인것 같아요.  하지만 그 사람을 모든걸 뛰어 넘을수 있을만큼 사랑한다면 도전을 한번 해봐도
될것 같기는 한데 무엇 보다도 중요한건 본인이 행복할 수 있냐는 것입니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일단 본인이 행복해지는 방법을 택하라고 싶네요...  그리고 중국어를 못알아 듣는 여친을 위해서 되도록 서로 통하는 언어를 써줘야 하는건 기본 에티켓 아닌가 싶네요.

snow님의 댓글

snow ()

저도 남편 친구들과 만날때, 따분하게 그냥 옆에 앉아 있었던게 생각 나네요 그리고 오는 길에 " 좀 영어로 말할수 없냐고 (좋은 톤으로)" 했더니, 그 다음 만남 부터는 좀 신경을 써 주더라구요.
남편이 서울가서 내 친구 만날때는 우리 끼리만 얘기 하니까 ( 내 따분함을 전혀 기억 못하고 재밌게 수다) 남편이 이제 가자고 자꾸 눈짓을 하더라구요. ㅋ ㅋ.. 문화 차이도 간혹 느끼지만 한국에 같이 가서 보고 느끼게 하시면, 우리 남편 처럼 라면 먹을때 김치 없냐고 물어 보고 또 호호 불면서 붕어빵 먹고 싶다는 말 들을수 있게 되요. 한국 드라마도 많이 좋아하고 음식도 다 좋아해요. 행복은 작은것에서도 전 많이 느껴요.
아무튼 전 결혼을 결정할때 제 남편 될 사람의 월급이 얼마인지, 내가 이곳에서 잘 적응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하지 않은거 같아요. 어느 분이 월급을 말하면서 생활이 되는지 문의 하는거 보고 전 굉장히 놀랐어요. 어쩌면 저보다 훨씬 계산이 빠르시고 똑똑하다고 느꼈죠 또한 현실적이구요..
네, 국제 결혼 쉽지 않아요. 단지 마음 먹기에 달린거 같아요. 본인이 정말 힘드시면 맘이 움직이는 데로 결정하세요. 만약 결혼후에도 지금보다 더 힘들게 느껴질지도 모르쟎아요. 지금은 쉽지 않겠지만 더 이쁜 사랑 그리고 더 행복 했으면 좋겠네요. 한국에 곧 가신다니 추울 당신의 어깨가 안쓰럽네요.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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