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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의카페
- 모처럼 남편이 늦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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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높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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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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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일찍 퇴근하는 착한 우리 남편이 백만년만에 약속이 있어서 늦는다는군요.
그래도, 습관처럼 하는 말..늦지마.
늦건말건 뭐 상관없이 내 일하는 편이지만요..
요즘, 생활기에 있는 서생님의 글을 읽으며 한국에 계신 부모님 생각에 목구멍이 자꾸 뜬근해지네요.
서생님은 무척 다정하고 꼼꼼하신 성격이신듯한데, 사실 제 아빠(아버지라고 불러본적이 없어서...)는 자기밖에 모르는 영감탱이였습니다.
나는 아빠같은 남자랑은 결혼안해 라며 엄마속을 헤집은 적도 많았죠..
무척 짠돌이셨고, 표현 절대 안하시는 충청도산골출신이시라,좀 자라서부턴 아빠의 정을 나눠본 기억도 거의 없었구요.
용돈 한번 얻으려면 온갖 비굴한 표정을 다 지어야 간신히 만원 한장...
엄마는 정반대셨으니 우리가 삐뚤어지지 않고 정붙이고 살았지않나 싶을 정도였습니다.ㅎㅎ
그렇게 독야청청 혼자 잘난 맛에 사시던 아빠가 울 큰 아들이 태어나고부터 완전히 달라지셨거든요.
아무리 더운 날에도 양복바지에 와이셔츠 쫘악 빼어입고 다니시던 분이, 그 복장 그대로 애 유모차 끌고 다니시고, 애 발바닥으로 아빠의 깔끔한 옷을 마구 짖이겨놔도 허허..애들이 그렇지뭐.한마디..
좀 아이가 크고 나서는 주머니에 구멍이 났는지 가게앞 500 원짜리 목마를 3000원어치나 태워주시고...
정말 놀랄 노자의 연속이었습니다.
울 애가 첫 손자도 아니었는데,아무래도 옆에 붙어살다보니 자주 볼 기회가 많아서였는지..
아빠의 정을 이제 70이 넘어서,제 자식을 통해 느끼니,..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을까 너무 가슴이 아려옵니다.
애들새끼들 공부가 뭔지, 아무래도 저는 여기서 5년은 더 살거같은데...
나중에 더 늙으셔서 아이들은 고사하고 저랑 보낼 시간적 여유도 없게 되면 어쩌나...
그런 생각에 전화를 드렸는데..
아빠는 또 애들만 찾으시고,저도 이말저말 돌리다 엄마랑만 한참 수다떨구 말았네요.
부모가 되고나니 부모의 깊은 정을 느끼다고,역시 철없는 막내딸인 저도 이제 철들어가나 봅니다.
어무이..아부지...
싱가폴에서 잘난 막내딸이..
댓글목록
마음자리님의 댓글
마음자리 (nana)이런저런 이유로 왠지 아버지는 곰살궂게 챙겨지지 않습니다. 형편이 되신다면, 편한 신발도 보내드리고 노인이 좋아하실 단 것도 보내드리고 손때 묻힐 지갑도 보내드리고,한국 가실 때는 맛있는 것도 사다드리세요. 당신께 못 해 주신 것,미안하고 쑥쓰러운 마음에 손자로 갈 뿐이신거겠지요. 이런저런 아무 것도 못 해드렸는데, 가시고 나니 마음에 쓰라린 후회뿐입니다...
준서맘님의 댓글
준서맘 ()
우리 아버지랑 똑같으시네요..^^ 어쩜 너무 똑같으셔서 ...
ㅋㅋ
웃음이 나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속상하게 해드렸던 일만 생각나네요
미샤님의 댓글
미샤 (euny222)싱가폴에 와서 몇가지 걱정중 하나였던 ..연로한 시아버님 더 보살펴 드리지 못한 것인데..문득 그 생각이 날때 마다..넘치는 깊은 사랑 주셔서 감사하다고 사랑한다고 죄송하다고 편지를 써야지 했는데..엊그제 뇌졸증으로 쓰러지셨다고 연락이 왔네요..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된거죠..부모님 돌봐드리는 이상 자식교육이 중요한 것을까 문득 회의가 듭니다..어른께 드리는 따뜻한 말한마디 저처럼 미루지 마세요...